[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15)] “주님은 지구 생태시스템 미생물에게 맡겨”

생명에 생기를… 서로 도움 주고 균형 찾는 생태계

지구에는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녹색식물을 바탕으로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한다. 이는 지구를 껴안고 있는 대기가 단파장의 방사선을 차단해 해로움은 없애고 가시광선과 적외선에서 에너지를 얻도록 이로움을 취해준 덕이다.

주님이 마련해주신 생명 터전은 오묘하기 그지없다. 주님은 미생물을 통해 지구 생태계 시스템의 균형을 잡고 망가진 것을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나무처럼 지구의 허파 구실을 하는 생물 종(種)도 많지만 미생물과 같이 전 지구적으로 생태계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생물이 공기 중의 질소를 쓸 수 있도록 바꿔놓는 것도, 생물 쓰레기를 분해해 다시 공기 중 질소로 돌려보내는 일도 모두 미생물이 한다. 또 지구가 가열됐을 때 구름을 만들어 햇빛을 차단, 온도 조절을 하는 기능 역시 바다에 사는 미생물이 맡는다. 미생물은 이처럼 쓰레기 처리에서 지구 기온 조절에 이르기까지 규모와 범위를 망라해 생태계 과정에 관여한다.

그럼에도 미생물이 제 스스로 그 공을 자랑하지 않듯 한국YWCA 선배들은 지난 90년 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해 왔다.

생태계는 모두 함께 살아가는 시스템이다. 어려움에 처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게 도움을 주고 깨어진 균형을 회복하는데 우리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내가 버린 라면국물이 산소가 모자라 허덕대는 물고기에겐 독약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고, 내가 버린 알루미늄 음료수 캔이 산성비에 녹아 땅과 호수에 독으로 스며들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쓰다 버린 형광등에서 스며나온 수은과 건전지의 납이 물과 공기, 먹을거리를 통해 어린아이의 지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생물들에게 치명적이라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또 내가 버린 수많은 비닐봉투가 땅 속의 생물을 질식시키고 물고기의 목에 걸려 질식시키고 해파리인줄 알고 착각하고 먹어 치운 거북이를 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환경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긴다.

주님은 우리에게 어둠과 죽음의 그늘 밑에 있는 이들을 깨우고 세상의 빛이 되라 명하셨다. 사실 모든 물체는 자신이 가진 온도만큼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 마음이 뜨거울수록 내 안에서 나오는 빛은 환할 것이고, 힘들고 소외된 이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한국YWCA는 세상을 살리는 생명의 바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환경을 살리는 YWCA

YWCA 생명운동은 사람을 살리는 일 외에 환경을 살리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땅과 하천을 살리는 운동, 먹을거리운동,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운동, 장바구니운동, 에너지 절약운동 등 다양한 실천운동 중심으로 지속해 왔다. 사실 환경을 회복하는 운동은 지난한 과제여서 지치지 않는 꿋꿋한 의지가 요구된다.

YWCA는 우리가 무심코 귀찮아 행하는 많은 일들이 이 땅의 생물들에게 그리고 결국은 우리와 우리 후손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뒀다. 이는 사람과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는 일과 환경윤리 교육으로 열매를 맺었다.

YWCA는 우리의 윤리의식을 인간 대 인간의 윤리에서, 인간 대 사회의 윤리 차원을 넘어 인간 대 생태계의 생물 하나하나에게, 그리고 생태계라는 시스템 전체에게로 확대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기심은 시야를 점점 좁히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바른 길을 향하는 YWCA의 노력은 세상을 좀더 따스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

최형선(한국YWCA연합회 실행위원·성균관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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