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도 대기업 영향력 커졌다

슈퍼마켓이 농산물 유통 시장점유율에서 처음으로 재래시장을 넘어섰다. 농산물 유통시장에서도 기업형슈퍼마켓(SSM)을 거느린 대기업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31일 ‘농식품 구매패턴 변화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농산물 유통 부문 시장점유율에서 슈퍼마켓이 26.5%를 기록해 25.5%에 그친 재래시장을 제쳤다고 밝혔다. 2005년에만 해도 재래시장(27.5%)의 점유율이 슈퍼마켓(19.6%)을 10% 포인트 가까이 앞선 바 있다.

슈퍼마켓의 급성장은 이마트 에브리데이, GS슈퍼,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과 같은 SSM의 확산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 4대 SSM은 2008년 말 전국에 349개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1200개에 육박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지난해 대형마트의 시장점유율이 22.7%에 달했고, 백화점은 1.2%로 집계됐다. 여기에 지난해 농산물 유통의 4% 정도를 차지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부문도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SSM,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몰, 백화점 등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이 농산물 유통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세농가의 설 땅은 갈수록 좁아질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 황의식 식품유통연구부장은 “농산물 유통시장에서 대기업의 영향력 강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영세농가들도 농협, 영농법인 등을 활용한 유통의 규모화를 꾀해 대기업 유통업체와의 교섭력을 높이고, 직거래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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