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피플 의사회’ 회장 최경숙 동서산부인과 원장 “‘의료선교와 열방’ 비전 향한 소중한 동반자”
“한센병 환우·탈북여성·청소년·외국인 노동자·노숙인, 그리고 해외빈민… ‘의료선교와 열방’ 비전 향한 소중한 동반자”
서울 개포동 동서산부인과는 외관부터 여느 병원과 다르다. 병원 외관에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일 4:8)는 성경구절이 쓰여진 빌딩의 맨 위층은 선교사들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 ‘동서선교센터’로 만들어졌다. 2층 병원 진료실 옆의 기도실은 약국을 방불케 했다. 안약 구충제 결핵약 등 약품 상자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모두 르완다 우간다 부룬디 중국 등 선교지로 떠나는 의료품들이다. 병원은 마치 의료선교의 전초기지 같았다.
‘의료선교와 열방’이란 비전을 품은 최경숙(64·할렐루야교회) 원장. 그는 이곳에서 일반 환자를 진료하고 의료봉사를 위한 전략을 세운다. 동료의사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각 진료과목에 맞는 의료봉사단을 꾸린다. 50명이 넘는 대식구를 섭외하고 챙기는 것이 힘들 텐데도 그는 모든 것이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진료할 때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대해요. 그 사람의 고통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지죠.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해요. 제가 의사가 아니라면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봉사는 제게 큰 축복이지요.”
그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 그는 의료봉사를 시작하기 하루 전, 의료봉사단원들에게 지역조사를 시킨다. 내일 진료할 사람들이 어떤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지 그들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다음날 진료할 때 그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의료봉사를 시작하기 전에 그가 봉사단원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다.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오늘 하루의 진료가 이들에게 얼마나 크게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러나 오늘 하루만이라도 이분들의 생일을 만들어 줍시다. 이들이 ‘대한민국이 아직 살 만한 곳이구나’ ‘오늘 하루는 인격적인 대우를 받았구나’라고 여길 수 있도록 그런 의료봉사를 해주십시오.”
최 원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의사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딸도 안과의사로 4대째 의사가족과 믿음의 가정이다. 그는 1975년 고려의대 산부인과 전공의 시절부터 주말마다 도시빈민 저소득층이 밀집한 지역을 다니며 의료봉사를 했고, 93년엔 남편과 함께 소록도 밀알회를 결성해 봉사했다.
평소에도 봉사를 해온 그가 더욱 헌신된 길을 걷게 된 것은 질병의 고통을 딛고 일어선 후부터였다. 그는 99년 여름,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 2기 말이었고 상당부분 전이된 상태였다. 한쪽 유방과 함께 자궁과 난소까지 적출해야 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는 하나님을 간절히 찾으며 “만일 제가 새 생명을 얻게 된다면 온전히 하나님을 향한 삶을 살겠습니다”고 서원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6개월간의 항암치료도 견뎌내 정상 판정을 받았다. 삶의 이유와 목표가 달라졌다. 가족과 생명의 소중함, 봉사의 즐거움, 진실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았다.
소아과 전문의인 남편 최병한(64) 원장도 아내의 암 치료를 지켜보며 헌신된 삶을 다짐했다. 중국선교를 한 지 벌써 8년째다. “예수님을 믿지 않던 남편이 하나님을 만나고 변화돼 중국 선교까지 하게 된 거죠. 그런데 아이티에 의료봉사를 함께 다녀온 후 남편이 간암으로 간의 3분의 1을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았어요. 의사는 재발 위험 있으니 2년간 안식년을 하라했지만 한 달 만에 선교지로 돌아갔어요.”
그는 매주 1∼2회 국내 의료봉사를 나가고, 매달 해외봉사를 떠난다. 한센병 환우, 탈북여성, 청소년, 외국인 노동자, 쪽방촌 노숙인 그리고 케냐 소말리아 아이티 중국 인도 필리핀 등 해외빈민에 이르기까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며 의료봉사하고 있다. 한국기독여자의사회장(2002∼2006년)을 지내며 ‘봉사의 대모’로 불리기도 한 그는 지난 2월엔 대통령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국제개발 NGO 굿피플 운영위원인 최 원장은 최근 ‘굿피플 의사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지난 2010년 아이티 지진 현장에 굿피플 재난의료팀장으로 파견된 후 굿피플이 열방을 향한 의료 NGO로서 하나님의 손과 발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굿피플 의사회가 앞으로 세계의 기아, 전쟁의 아픔 속에서 고통 받는 이웃을 찾아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의료 활동을 실시해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데 기여하게 되길 바랍니다.”
한편 굿피플은 지난 1월부터 서울시의사회 등 의료 관련 단체를 대상으로 굿피플 의사회 회원을 모집했다. 현재 내과, 가정의학과, 치과 등 20여 과목에서 85명의 전문의료인들이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굿피플은 7일 오후 5시 여의도 렉싱턴호텔 센트럴파크에서 ‘굿피플 의사회 창단식’을 갖는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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