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포획된 남방큰돌고래 4마리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쿠키 사회] 불법포획돼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퍼시픽랜드 돌고래쇼에 동원되고 있는 국제 보호종 남방큰돌고래 4마리가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8일 퍼시픽랜드 대표 허모씨 등에 대한 수산업법 위반 상고심을 열고 원심을 확정했다. 돌고래 4마리에 대해서는 몰수형을 확정했다.

상고심에서 돌고래 4마리에 대한 몰수형이 확정됨에 따라 돌고래들은 국가가 환수, 자연으로 방사하게 된다. 제주 퍼시픽랜드는 당초 2009년 5월 서귀포시 성산읍 정치망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2마리를 1500만원에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모두 11마리를 9000여만원에 구입했다. 이중 한마리는 서울대공원에 넘겨졌다. 이 돌고래가 서울시가 방사를 추진하고 있는 ‘제돌이’다.

퍼시픽랜드는 나머지 돌고래를 조련해 돌고래쇼에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6마리가 폐사했다. 현재 남은 돌고래는 복순이, 춘삼이, 태산이, ‘D-38’등 네마리다.

몰수형을 집행하게 될 제주지방검찰청은 이들 돌고래 처리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자연으로 방사해야 하지만 여러가지 조건에 애로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제주지검은 공연장을 찾아가 돌고래 상태를 확인한 결과 4마리 중 2마리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복순이를 비롯한 2마리는 입이 비뚤어진 선천성 기형을 갖고 있다. 바다에 방사됐을 때 혼자서 먹이를 찾아 먹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제주지검은 이 때문에 4마리를 모두 방사할지, 건강한 2마리만 방사할지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방사비용도 걸림돌이다. ‘제돌이’의 경우 서울시가 7억5000여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있지만 퍼시픽랜드의 돌고래들은 사정이 다르다. 먹이비용과 이송비 등을 모두 감안하면 6월에 방사할 경우 앞으로 석달간 6억원 내외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돌고래보호단체인 핫핑크 돌핀스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1년반에 이르는 법정투쟁이 드디어 결실을 보게됐다”며 “방류에 드는 막대한 인력과 비용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방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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