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애슐리 박 (10) “지구촌 가난한 이웃에 사랑을” MOM선교회 창립

Է:2013-03-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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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애슐리 박 (10) “지구촌 가난한 이웃에 사랑을” MOM선교회 창립

2005년 가을, 회의 참석차 캘리포니아를 다녀오던 남편이 공항에서 급하게 전화를 했다. “당신이 꼭 만나야 할 귀한 분이 있어.” 흥분한 남편은 내가 만나야 할 그분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그리고 몇 달 후 그분을 만나러 시카고에 갔다. 그분은 눈가에 천진난만한 웃음이 인상적인 60대 중반의 소아과 의사인 최순자 박사이셨다. 젊은 시절 온 가족이 미국에 이민 온 뒤 틈만 나면 온 세계를 다니시며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의술을 펴 온 분이다.

한번은 아프리카 오지에 갔다가 열병에 걸렸는데, 펄펄 끓는 열로 며칠을 누워 있을 때 하나님의 불같은 사랑을 몸과 영으로 체험하셨다. 몸이 회복돼 시카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 뜨거운 사랑은 식을 줄 몰라 하루 종일 말씀을 붙들고 주님과 교제를 하던 중 성경 한 말씀이 그녀의 영혼을 사로잡았다.

“그들이 배부른 후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남은 조각을 거두고 버리는 것이 없게 하라 하시므로 이에 거두니 보리떡 다섯개로 먹고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에 찼더라.”(요 6:12∼13)

“미국에서 순전히 남아 버리는 것만 모아도 온 세계의 굶주린 자들을 충분히 살릴 수 있어요!” 그 확신은 할머니 의사를 가만 두지 않았다. 제약회사들을 찾아가 남아도는 약품을 모으고, 회사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품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약들은 컨테이너에 실려 온 세계 선교지로 보내졌다. 내과의사인 남편과 함께 부부가 조용하게 시작한 일에 어느새 마음을 같이하는 몇 가족이 동참해 MOM(Messengers of Mercy)선교회가 탄생됐다. 할머니의 열정은 선교에 유용하다 싶은 것은 물질, 기술, 지식 할 것 없이 모두 찾아내 혜택을 받지 못한 자들에게 보내는 데 모아졌다.

선교지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좋은 방법들이 없을까 고심하던 최 박사님은 내게 지난 몇 년간 몽골의 대학에서 여름학기 영어를 가르쳤던 것을 기억나게 하셨다. ‘그 짧은 경험을 가지고 내가 뭘 할 수 있다고’ 주저하는 나를 최 박사님은 설득하셨고 주부인 내게 사역의 문을 열어주셨다. 2007년부터 뉴욕, 시카고, 캘리포니아 등을 다니며 선교지 영어교육에 대해 말씀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런데, 집회 혹은 세미나를 할 때마다 난감한 상황에 처하곤 한다. 나를 어떻게 소개해야 하나? 그동안 내 이름은 ‘다니엘 박의 아내’ 혹은 ‘미세스 박’이었다. 소개할 때 마땅한 타이틀이 없음에 당황해하는데, 어느 날 주님은 내게 자랑스러운 타이틀이 있음을 알려주셨다. FTM(Full-Time Mom·주부). 생명을 낳고 기르며 가정을 가꾸는 데 삶을 드리는 FTM을 주님이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이제는 어디서든 그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사용하라고 하셨다. 그 이후로 이제 어디서든 나를 ‘FTM’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부족하다 싶으면 ‘세 아이의 엄마’를 덧붙인다. 자랑스러운 정체성과 타이틀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MOM선교회였다.

2011년 여름, 온 가족이 열방을 다니며 기도하라는 하나님 음성에 순종해 미국의 집을 떠나기 전까지 최 박사님을 도와 MOM선교회를 섬기는 기쁨을 누렸다. 칠순이 훨씬 넘으신 최 박사님은 아직도 어린아이의 순수한 미소를 지닌 채 온 열방을 다니고 계신다. 두 손에 들린 가방에는 선교지의 영혼들을 위한 선물이 가득할 것이다. 한국 할머니에게 온 세계는 결코 넓지 않은가 보다. 온 세상 영혼들을 품기에 할머니의 품은 결코 모자라지 않았다.

정리=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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