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그대로인채 약탕만 바꾸면 용납 안해” 中 리커창, 새정부 각료들 근본적 자세 변화 주문

“환탕부환야오(換湯不換藥)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각료들의 근본적인 자세 변화를 주문했다. 지난 20일 열린 ‘리커창 국무원’ 제1차 전체회의에서다. ‘환탕부환야오’는 약탕만 바꾸고 약은 바꾸지 않는 행동을 지적하는 것으로 형식만 바꾸고 내용은 그대로인 경우를 말한다.

리 총리는 또 “정부가 하겠다고 한 것은 꼭 해야 한다”며 “빈 대포를 쏘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무슨 일이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머리가 아프면 머리만 치료하고 발이 아프면 발만 치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무런 성과를 내지 않는 관리를 지칭하는 ‘타이핑관(太平官)’은 곤란하다는 말도 했다.

그는 이와 함께 국가의 운명, 민족의 앞날, 군중의 이익 3가지를 먼저 생각하고 업무를 처리하라고 지시하는 등 새 국무원 업무 지침 6가지를 제시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22일 전했다. 베이징 정가 소식통은 “리 총리의 이날 발언은 강도가 예사롭지 않았다”면서도 “공직사회 전반에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될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개혁은 ‘주룽지 사단’이 주도=리커창 국무원에서 경제 개혁은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측근들이 이끌고 갈 것으로 관측된다고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가 22일 보도했다. 주룽지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총리로 있으면서 국영기업 구조조정, 은행 부실채권 정리 등을 밀어붙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룽지 사단의 대표적 인물로는 거시발전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쉬샤오스(徐紹史) 주임(장관급)이 꼽힌다. 그는 주룽지가 개혁을 주도할 당시 국무원 비서국장으로 핵심 참모역할을 했다. 부총리로 승진한 마카이(馬凱)는 국가경제체제개혁위원회 부주임으로 주룽지의 개혁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러우지웨이(褸繼偉) 재정부장은 중앙·지방 세제분리 정책을 완성한 주룽지 사단의 핵심 브레인이다. 정년이 됐지만 유임된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주룽지가 부총리 겸 인민은행장일 때 인민은행 부행장이었다. 이들은 국영기업 구조조정, 세제 개혁 등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31개 성·시 당 서기는 50년대생이 대세=12기 양회를 거치면서 확정된 각 성·시 당 서기는 50년대생이 28명으로 가장 많고 60년대생 2명, 40년대생 1명으로 나타났다. 60년대생은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서기로 두 사람 모두 1963년생이다.

이들 가운데 쑨춘란(孫春蘭) 톈진시 서기,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서기, 장춘셴(張春賢) 신장위구르자치구 서기,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 궈진룽(郭金龍) 베이징시 서기,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등 6명은 정치국 위원이다. 출신지별로는 허베이성(6명) 산둥성(5명) 장쑤성(3명) 허난성(3명) 후난성(3명) 순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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