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지도 쉽잖다” 고개젓는 정규 교원들 때문에… 담임 떠안는 기간제 교사 부쩍 늘었다
“담임을 맡느니 차라리 청소 담당을 하고 말지….”
정규 교원들이 학급 담임 업무를 기피하면서 담임을 맡는 기간제 교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신분이 불안정한 기간제 담임교사들이 학교폭력을 비롯한 생활지도에 적극 대처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0∼2012년 교원 담임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포함) 기간제 교원 3만9974명 가운데 1만8344명이 학급 담임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교사 2명 중 1명이 담임 교사였다. 기간제 담임교사 수는 2010년 8074명, 2011년 1만4924명, 지난해 1만8344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담임을 맡은 정규 교원 수는 22만7060명에서 22만2005명으로 5055명이 감소했다.
특히 학교폭력이 가장 빈번하고 생활지도가 어려운 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들이 담임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2010년에는 기간제 중학교 교사 9096명 가운데 3994명(43.9%)이 담임을 맡았으나 지난해 1만4172명 중 9542명(67.3%)으로 껑충 뛰었다.
기간제 담임교사 증가는 학교 현장에 배치된 기간제 교사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규 교원 수는 2010년 39만3009명에서 지난해 39만3072명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이 기간 기간제 교사 수는 2만5806명에서 3만9974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10∼2012년 기간제 교사 수가 2만5806명에서 3만9974명으로 54.9% 증가하는 동안 담임을 맡는 기간제 교사 수는 8074명에서 1만8344명으로 127%나 증가했다. 기간제 교사 숫자 증가만으로는 기간제 담임교사의 급증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담임 기피 현상이 더 근본적인 이유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정규 교사들이 담임 업무를 회피하면서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 교사들이 담임 업무를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는 “담임교사의 경우 정해진 근무시간이 없다. 밤늦게까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상담을 하기도 한다”며 “학생들이 예전처럼 선생님 말을 듣지도 않고, 언제 어디서 사고 칠지 몰라 심적 부담이 많다”고 담임을 꺼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담임을 맡는 것보다 환경미화나 청소 담당을 희망하는 선생님도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고교 기간제 담임교사는 “학생들도 제가 기간제라는 것을 안다. 오랫동안 한 학교에 근무한 정규 교사들도 생활지도가 쉽지 않은데 기간제 신분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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