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면서 CCM도 즐길 수 있는 ‘카페 콘서트’… “동네카페서 예수님 향기를 마셔요”

매주 첫째·셋째 토요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사동에 있는 콘서트홀 ‘제이 스토리’에 가면 CCM 사역자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제이 스토리는 60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규모지만 요즘엔 공연 때마다 80여명의 관객이 함께한다.

제이 스토리가 이렇게 자리를 잡은 것은 여느 콘서트홀에 없는 두 가지가 있어 가능했다. 커피와 음악, 즉 ‘카페 콘서트’를 지향했다. 홀 한쪽에 카페를 만들어 편안한 분위기를 추구한 게 사람들의 발길을 이어지도록 한 것. 조한민 대표는 “지역 주민들에게 쉽게 다가서려고 그들이 좋아하는 걸 생각했는데 바로 커피와 음악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부담없이 와서 조금씩 조금씩 예수님의 향기를 마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젠 동네 카페에서도 CCM 콘서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기독교 음반 제작사인 샴스미디어와 CCM 사역자들이 지역 교회들과 연합해 ‘우리동네 카페 콘서트’를 개최한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카페를 콘서트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동네 카페 콘서트는 CCM 사역자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CCM학과나 실용음악과 졸업생,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배출된 신인들에게 찬양을 부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샴스미디어 손종혁 대표는 “교회들마다 찬양팀이나 전문 밴드팀이 만들어지다 보니 CCM 사역자들을 초청하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며 “신인들은 CCM 앨범을 내고도 노래할 무대가 없어 아예 데뷔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CCM 사역자로도 활동 중인 조 대표 역시 “한국찬양사역자협회 회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게 찬양을 부를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며 “제이 스토리는 신인뿐 아니라 찬양사역을 하는 밴드팀, 워십팀 등 다양한 사역자들과 공감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동네 카페 콘서트는 사역자와 밴드가 한 팀을 이뤄 진행한다. 오는 19일 오후 7시 서울 시흥동 금천양문교회, 23일 오후 7시 서울 신정동 한성교회 카페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올해 사역 20주년을 맞은 남성듀엣 좋은씨앗(이유정 이강혁)과 티니밴드가 함께한다. 좋은씨앗은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을’ ‘아침 안개 눈 앞 가리듯’ ‘네 안에’ ‘시편 51편’ 등 익숙한 찬양들을 많이 발표했다. 티니밴드는 홍대클럽이나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2006년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크리스천 모던록 연주팀이다. 다음달에는 ‘예수님은 사랑이라’의 김명식 교수가 찬송가밴드와 짝을 이뤄 출연한다.

좋은씨앗의 이유정 목사는 “티니밴드의 힘있는 공연이 있고 언플러그드에 가까운 어쿠스틱 공연으로 편안함을 같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동네 카페에 성도들만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시나무’ 같은 듣기 편한 가요나 팝송도 부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CCM 관계자나 문화사역자들은 장기화된 CCM 침체의 요인으로 다양한 원인을 들지만 무엇보다 좁아진 무대, 홍보할 수 있는 채널 부족을 안타까워한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우리동네 카페 콘서트’가 과연 CCM의 새로운 부흥의 발판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