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운 恨 풀어야”… 경남 하동군 할머니 7명 초등학교 입학

Է:2013-03-0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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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손을 잡고 학교 가니까 와이리 설레노. 언니는 한글로 주소 쓸 줄 아나, 나는 안대이∼.”

경남 하동군에 사는 할머니 7명이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뒤늦게 초등학교에 동반 입학했다. 입학식이 열린 지난 4일 고전면 대덕마을 고전초등학교 본관 1층 글새미 도서실에서 병설유치원 입학생들과 자리를 함께한 이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기대로 들떠 있었다.

가장 막내인 남향순(61)씨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 17세 때쯤 동네회관에서 한글을 잠깐 배운 게 전부다. 나이는 많지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면서 “여건이 되면 중학교에도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고령 입학생인 정태희(80) 할머니는 “배울 수 있는 길을 열어준 학교 측에 감사드린다”며 “손주뻘 아이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니 마음이 설렌다. 열심히 공부해 꼭 초등학교를 졸업하겠다”고 다짐했다.

할머니들을 배움의 장으로 이끈 이는 남씨의 딸 정정순(43)씨다. 어머니가 학교 문턱을 밟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정씨는 다니는 교회의 목사로부터 “어머니를 정규교육 받게 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고는 곧장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하동교육지원청과 경남도교육청, 고전면사무소 등을 찾아다니며 입학상담을 했다. 또 같은 처지인 동네 할머니들에게 함께 공부할 것을 권유해 학교로부터 집단입학 허가를 받아냈다.

고전초교 박정희 교장은 “동창회와 학교운영위원회에서도 어르신들을 지원할 방안을 물어오는 등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어르신들께 맞는 교과과정을 짜 맞춤형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동=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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