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인생은 선물, 포기나 절망할 순간은 없다… ‘인생의 사계절’

Է:2013-03-05 17:02
ϱ
ũ
[기독출판] 인생은 선물, 포기나 절망할 순간은 없다… ‘인생의 사계절’

인생의 사계절/폴 투르니에 지음, 박명준 옮김/아바서원

최근 인생의 본질적인 물음과 대답에 관한 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점에 가보면 진열대에 ‘죽음이란 무엇인가’ ‘생의 마지막 순간, 마주하게 되는 것들’ 등 인간 존재의 심연을 건드리는 내용의 책들이 눈에 띈다. 사실 인생과 행복, 죽음 등은 인간의 영원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내용은 본질적으로 철학·신학적이며 심리학적이고, 사회학적이다.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내과의사이자 정신의학자인 폴 투르니에(1898∼1986)가 쓴 이 책은 기독교와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인생의 참 의미를 알려주는 명저다. 책은 인생의 발달 단계를 계절에 비유, 한 인간이 어떻게 어린 시절(봄)에서 성숙(여름)하여 노년기(가을)를 거쳐 죽음과 그 너머의 겨울에 이르는지를 설명한다. 투르니에는 이 책에서 인생의 모든 단계는 저마다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나간 세월을 반추하며 쓸쓸해하거나 절망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인생은 우리 앞에 놓인 선물로 결코 포기하거나 절망할 순간은 어느 순간에도 없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나와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이 책을 최근 신생출판사인 아바서원에서 다시 펴냈다. 출판사 ‘복있는 사람’의 편집장을 역임한 박명준씨의 번역도 맛깔스럽고 편집도 깔끔하다. 중간 중간의 사진과 성찰의 구절들은 깊이 음미할 만하다. 이 책을 접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과거에 읽었더라도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인생의 의미 묻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좋은 책이다. 책 속의 “자신의 상처가 다른 사람을 치유하는 능력이 됩니다”와 같은 말이나 “인간은 가을에도 봄날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을 구분해 주는 특징입니다”라는 구절 등은 시대와 상관없는 진리로 다가온다.

투르니에는 인간적인 문제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신체적인 질병과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격의학’을 창시, 현대 심리학과 기독교 간에 멋진 다리를 놓은 인물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적 존재이자 영적존재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동물과 구분된다. 그래서 인간을 연구할 때에는 자연적인 측면과 영적 측면을 함께 고찰해야 한다. 인간을 순전히 자연적 존재로만 볼 때에는 영적 영역을 놓칠 수 있고, 인간을 영적 존재로만 파악할 경우엔 자연적 존재인 인간의 삶을 간과할 수 있다. 투르니에는 이 두 가지 측면을 조화시켜 줄 개념으로 성경이 제시하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하나님은 직접 부르심으로써 우리를 인도하시지만 동시에 자연을 통해서도 이끄신다는 것이다. 이럴 때 자연과 영혼은 대립개념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란 개념 안에서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루게 된다. 하나님은 인간의 본성과 자연적 삶을 넘어서 인간의 모든 면을 다스리고 계시다는 것이 투르니에의 전제요, 결론이다.

투르니에는 인생의 각 시즌마다 독특한 특징이 있으며 한 인간이 어느 한 시즌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고 그대로 통과할 경우에는 언젠가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어린 시절에 마땅히 경험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하고 지나칠 경우,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의 특징이 남아 있는 ‘유치 잔존(infantile inclusions)’의 상태가 있게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 가운데 노년기에 대한 투르니에의 설명에 깊이 공감하게 됐다. 그는 “우리가 발견해야 하는 것은 인생의 참 의미”라면서 권위에 순종해 학업에 힘쓰는 것이 유년기의 법칙이고, 자주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 성인기의 법칙인 것처럼, 인생의 참 의미를 찾는 것은 노년기의 법칙이라고 말한다. 노년뿐 아니라 청년과 중년도 깊이 묵상해야 할 구절들이 많다. 몇 가지 소개해 본다.

“새로운 시기로 옮겨간다는 것은 인생의 참 의미를 묻는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것을 말합니다.(중략) 그는 이제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을 주시해야 하며, 과거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노년기의 과제는 과거를 경멸하지 않고 오히려 과거로부터 교훈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현재도 가치 있는 교훈, 과거에서 멀어질수록 그 가치를 더해 가는 교훈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 시기는 인간이 자기 인생을 돌아보면서 인생에서 무엇이 가치 있는가 하는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비유로 인생의 사계절을 설명하지만 투르니에가 가장 말하고 싶은 구절은 아마 이것이 아닐까 싶다.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은 인간 존재의 가장 큰 사건이 됩니다. 그 만남만이 인생의 의미에 투명한 빛을 비춰 줍니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Ŀ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