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지하교회 이용한 선교, 되레 역효과 부른다”… 북선교단체 ‘어펜스’ 북한선교포럼서 문제제기
“외국 단체들의 북한선교 활동이 ‘다큐멘터리’라면 한국에서의 일부 북한선교는 ‘드라마’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다국적 북한선교 단체인 ‘어펜스(AFENCE)’ 권욱형 대표의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3가의 한 카페에서 열린 어펜스 주최 ‘제1회 북한선교 포럼’에서는 그동안 쉬쉬해오던 북한 지하교회를 중심으로 북한선교 실상에 대한 ‘현장’ 사역자들의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지난 8년간 미국에서 다양한 국적의 단체들과 함께 북한선교 활동을 펼쳤던 권 대표는 2010년 귀국한 뒤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는 국내 단체들의 북한선교 활동상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우선 탈북자들을 소재로 한 무분별한 언론보도가 도를 넘어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큰 문제는 후원금을 받아내기 위해 북한 지하교회에 대한 실상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사실이 아닌 얘기까지 끼워 넣는다는 겁니다. ‘픽션(허구)’이 많아요.”
포럼 참석자들에 따르면 최근 일부 방송에 소개된 북한 지하교회의 예배 장면을 담은 영상물의 경우, 수년 전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제작해 한국에 들여온 영상물이다. 이미 국내의 북한선교 단체에서 여러 차례 소개된 것으로 북한 지하교회와는 무관하다.
또한 지난달 신문과 방송 등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내용 가운데 북한의 한 가정집에서 북한 주민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 DVD를 시청하는 장면도 의문점이 많다고 참석자들은 주장했다. 한 참석자는 “영상 속 가정집 벽에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는 북한 내부용이 아닌 중국 판매용으로 나온 사진”이라며 “현 시점이라면 김정은 사진이 걸려 있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교계가 북한의 ‘지하교회’에 대한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비량 북한선교 사역자인 남모(사업)씨는 “북한의 사회구조는 외부인이 들어가서 전도하고 예배를 드리는 조직을 구성하는 것 자체가 여전히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그런데 북한 지하교회 및 교인 수 통계까지 들먹이면서 북한선교 활동을 소개하고 있어 왜곡이 심각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의 예배장면은 대체로 중국의 탈북자 은신처 예배장면이라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문제는 북한의 지하교회 소개를 통한 선교단체 홍보 및 후원 요청이 결과적으로 실제 존재하는 북한 지하교회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선교단체들은 홍보수단으로 지하교회를 이용하면서 후원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정작 북한에서는 단속이 강화되면서 수십년째 믿음을 지켜오던 가정이 깨지고 성도들이 수용소로 끌려가는 비극을 가져올 수 있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탈북자를 대상으로 목회 중인 이모(서울 S교회) 목사는 “선교활동에 대한 지나친 성과주의가 낳은 문제”라며 “복음사역자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조용하게 지원하는 방식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국방대학원 교수를 역임한 권모 교수는 건강한 북한선교 활동을 위해서는 후원체계 정비와 건강한 재정활용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