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 예산삭감 ‘시퀘스터’ 발동… 무역업계, 또 악재되나 ‘발동동’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이 자동삭감되는 ‘시퀘스터(sequester)’가 지난 1일 발동됐다. 국내 무역업계는 엔저(円低)에 이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시퀘스터 발동에 따라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치인 2.9%에서 1.4%로 하락하고, 실업률은 7.9%에서 8%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산 삭감 규모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총 1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공무원 인원 감축 및 임금 삭감, 사회보장제도 축소 등으로 이어져 회복 기미를 보이던 미국 소비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연 600억 달러 규모로 한국의 두 번째 수출대상국인 미국 소비시장의 위축은 엔저 등 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무역업계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트라는 “현재 진행형인 유럽발 재정위기에 더해져 2009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1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정부 조달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에도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무역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국내 기업의 참여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이번 정부 예산 삭감으로 거래 자체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다만 무역업계는 시퀘스터 시행이 당장 우리나라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방재정 집행 과정이 복잡하고, 실제 예산 삭감도 여러 달에 걸쳐 점차 이뤄지기 때문이다. 협상이 불발될 경우 예상되는 비난을 피하고자 미 의회가 이르면 이달 중 진통 끝에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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