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벽화를 그렸다, 농심에 희망을 새겼다… 해비타트 대학동아리 ‘CCYP’ 보령 통남마을서 봉사

젊은이들의 상상력과 농촌마을의 꿈이 만났다. 한국해비타트(이사장 정근모) 대학동아리 ‘CCYP(Campus Chapter Youth Program)’는 지난달 27∼28일 1박2일 동안 충남 보령의 통남 마을에서 ‘활기찬 농촌, 살기 좋은 농촌, 다시 오고 싶은 농촌’이라는 주제로 벽화를 그렸다. 전국 9개 대학교의 학생 89명이 참여해 구슬땀을 흘렸다.

CCYP는 저소득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해비타트 운동에 동참하는 대학생 동아리모임이다. 서울대학교를 비롯해 전국 14개 대학교 학생들이 ‘희망의 집짓기와 집고치기, 벽화그리기’ 등의 자원봉사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각 학교별 동아리 모임으로 자원봉사를 해온 CCYP는 첫 연합모임으로 지난해 12월, 서울 성북구 소재 동구여중에서 벽화그리기 활동을 펼쳤다. 그 후 노령화 현상이 심각한 농촌 마을의 소식을 접하고, 직접 충남 보령 통남 마을 어르신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 만남을 통해 젊은 인재들의 유입을 바라는 농촌 마을의 꿈과 목표를 벽화에 담기로 한 것.

27일 오전에 시작된 벽화그리기는 마을 초입에서부터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집과 농산물 창고에 이르기까지 땀 흘리는 농부의 모습, 자연 풍경 등 마을 곳곳에 활기를 불어넣는 그림들로 채우고 28일 오후에 마무리됐다. 특히 27일 저녁에는 학교 간 친목과 화합을 위해 마을회관에서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갖기도 해 통남 마을에 젊음의 열기를 가득 채웠다.

CCYP 연합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류기민(21·서울대학교 해비타트 동아리 햇빛봉사단)씨는 “연합 스텝을 구성해 한 달여 기간 동안 이 모임을 준비했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기획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며 “벽화그리기를 통해 주거환경 개선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해비타트 정신을 농촌 마을에서도 실천할 수 있게 되어 뜻깊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통남 마을 이장 유근배(55)씨는 “학생들이 마을 곳곳에 그려준 벽화로 인해 농촌의 삭막했던 분위기가 생기 있게 변했다”며 “벌써 이 소식을 들은 홍성 등 다른 농촌 지역에서 관심을 갖고 우리 마을에 문의전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비타트 대학동아리 CCYP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매년 의미 있는 연합모임을 계획해 방학 기간에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가 희망의 씨앗을 뿌릴 예정이다. CCYP는 1997년 미국에서 시작된 후 한국을 비롯해 보츠와나, 캐나다, 온두라스, 일본, 파푸아뉴기니, 필리핀, 우간다, 잠비아 등 39개국 700여개의 CCYP가 생겨나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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