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에게 길을 묻다] (9) 김상복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Է:2013-03-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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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에게 길을 묻다] (9) 김상복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한국교회, 자기중심 타파하고 예수중심 연합해야”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김상복(74) 목사를 만날 때마다 ‘목회자의 얼굴’에 대한 바른 모델이 있다면 바로 김 목사의 얼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온화함과 인자함, 배려, 기쁨, 사랑 등이 얼굴에서 느껴진다.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지난 시절 한국교회에서 김 목사만큼 국제화된 리더도 드물었다. 굵직한 국제단체의 수장을 맡으면서 한국 교회의 글로벌화에 기여했다. 신학과 목회 양쪽 면에서 성공적 삶을 살았다. 최근 서울 양재동 학교 총장실에서 만난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복음의 기쁨에 충만한 희락의 교회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지금 어떤 상태에 있습니까.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이 있을 텐데 먼저 부정적 측면을 말해주신다면.

“소수 지도자들의 비윤리적 사건들로 인해 교회 내에 실망감이 넘쳐 있고 사회는 부정적 비판을 쏟아붓고 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신자와 비신자 가릴 것 없이 교회의 분열상에 대한 거부감이 큽니다. 2012년 한국교회요람에 등록된 241개 교단 중 대한예수교장로회란 이름을 가진 교단이 185개로 나와 있습니다. 분열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약점으로,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교회 연합운동은 전도와 영성운동보다 정치운동화되고 있습니다. 세속화의 거센 물결이 교회에 침투되어 있어요.”

-그래도 한국교회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희망적 기대가 있을 수 있겠는데요….

“여러 부정적 현상에도 불구하고 전 한국교회 미래에 대해서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아직도 한국교회는 복음을 소중하게 여기며 절대 다수의 목회자들은 신실한 목회로 교회와 지역사회를 복음으로 섬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70%가 넘는 작은 교회들과 목회자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희생적 헌신과 사랑으로 맡겨진 교회와 지역사회를 열심히 섬기고 있습니다. 한국 신학계도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선교계도 지구적 차원의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 지도자들이 국제 기독교계의 리더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희망이 있습니다. 이 희망의 끈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높은데 과연 우리가 돌아갈 근본, 믿음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근본은 단순하지요. 주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분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그분을 통한 구원, 그분을 닮는 성화, 그분처럼 섬기는 치유와 봉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문제와 질문의 대답은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귀결되어야 합니다. 거기서 우리 모두가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럼 그 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간단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예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간단하지만 무척 어렵지요. 그래서 우리는 기도와 말씀의 삶을 살고 성령님의 인도 아래 날마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합니다. 여기서 영적 훈련이 중요합니다. 예수님과 일치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그 훈련을 통해 생각, 언어, 감성, 의지, 관계, 행동, 습관, 인격의 변화를 이뤄 성화되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교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나요.

“지나친 자학적 자기 비하는 조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지금 한국교회에는 회개 운동이 절대 필요합니다. 현재 보이는 일들이 ‘저들의 죄가 아니라 우리의 죄임’을 인식하고 느헤미야와 다니엘과 같이 회개해야 합니다. 목회자들은 사역에서 자기 과시를 하지 말아야 하며 ‘메시아적 과대망상’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아야 합니다. 또한 개인과 가정의 경건생활 회복이 필요하며 연합과 일치를 위한 과감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목사님은 미국에서 오래 목회하시다가 한국으로 들어오셨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기독교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미국에서 ‘단계적 신앙 성숙’을 배웠습니다. 미국 크리스천들 가운데는 깊은 신앙적 인격을 지닌 분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마치 아이를 키우듯 차곡차곡 신앙성장을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인의 신앙 특징은 기쁨입니다. 우리는 눈물이지요. 성숙한 미국 크리스천들은 기쁨이 충만합니다. 많이 웃고 즐거워합니다. 행복하지요. 지난날의 저를 보니 아주 정확한 바리새인 교육을 받았더라고요. 미국에서 ‘진리가 나를 자유롭게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진리를 알게 되니 점점 자유의 세계가 넓어졌고 기쁨과 감사가 깨달아졌습니다. 한국교회에 부족한 부분이 기쁨입니다. 한국교회에는 분쟁이 너무 많아요. 모두 자기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중심이어야지요. 예수 중심의 삶을 살면 그 범위가 넓어져서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예수 안에서는 형제가 많아지지만 자기 안에서는 적이 많아집니다. 한국 교회가 예수 중심이 되어 우리 안에 복음의 기쁨이 충만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크리스천들은 어떻게 해야 생명력을 갖고 살 수 있습니까.

“정직해야 합니다. 또한 기본에 만족해야 합니다. 정직하고 지혜로운 수고를 하면 열매를 반드시 남깁니다. 그것이 우주의 법칙입니다. 바울은 기본적인 삶의 필요인 ‘먹을 것, 입을 것, 누워 잘 곳’이 있으면 만족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습니다. 기본에 만족하면 언제나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는 여유는 하나님과 교회, 이웃과 가정을 위해 많은 선을 행하도록 맡겨주신 것이란 생각을 해야 합니다.”

-목회란 무엇입니까.

“목회자가 성도들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께서 위임하신 구원, 성화, 치유의 3대 사역을 교회에서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역을 교회가 지역사회와 나라, 열방에서 수행해 나가는 것이지요.”

-목회 기간 동안 가장 중시했던 목사님만의 가치와 방법은.

“균형 있는 전인적 목회를 추구했습니다. 축제적 예배, 지속적 전도 훈련, 평신도 목회훈련, 개인과 가정의 경건훈련, 기도운동, 상담훈련, 섬김사역 등. 어느 한 가지만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 사역을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펼쳐 교회와 성도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진력했습니다.”

-성공을 추구하는 세상입니다. 목회에서 성공이란 말을 쓸 수 없지만 굳이 ‘성공적인 목회’를 말해 주신다면.

“소명과 사명, 은사에 따라 예수님의 3대 사역을 신실하게 수행하는 것입니다. 두 달란트와 다섯 달란트 남긴 자에 대한 칭찬은 글자 한 자도 틀리지 않고 동일합니다. 성공 여부의 마지막 평가자는 오직 주님뿐입니다.”

-은퇴 이후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알게 된 것’은 무엇입니까.

“은퇴 후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없습니다. ‘예수님과 말씀만이 진리’(요 14:6, 17:17)이심을 더욱 확실하게 느낍니다.”

-다시 목회를 시작한다면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먼저 ‘나를 목회에 부르지 말아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또 부르신다면 세상과 주위를 덜 의식하고 단순하게 주님의 음성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날마다 주님과 더 가까이 걸으면서 그저 명하시는 대로 단순히 순종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목회하시는 것을 더 많이 보고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고 싶지요.”

-인생이란.

“하나님의 역사적 드라마 중 잠시 맡겨 주신 단역을 성실하고 즐겁게 수행하다 퇴장하는 것입니다.”

-그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사랑하고 이웃을 다음으로 사랑하며 그 다음에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지요.”

-목사님은 스스로 행복한 목회자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그 행복의 비결은 무엇이나요.

“29세 전까지는 나의 뜻을 성취하기 위해 살았습니다. 당연히 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9세에 절대 주권자 하나님을 극적으로 만난 이후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분 앞에 다 내려놓았습니다. 세월이 감에 따라 내가 점점 사라지고 주권자 하나님의 뜻과 섭리만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분의 뜻을 찾아 따르려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는 평화였고, 기쁨과 감사였습니다. 주님이 주시는 행복이 넘치게 됐습니다. 50세에 내가 정말 행복한 사람인 것을 깨달았고 그 행복은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어떤 목회자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많은 사랑을 체험하고, 많이 사랑하며 살다 떠난 행복한 목사.”

김상복 목사=1939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서울대를 졸업한 이후 미국 워싱턴신학대학, 그레이스신학대학원 등에서 공부했다. 워싱턴신학대학 등에서 19년간 교수로, 볼티모어 벧엘장로교회에서 11년간 목회했다. 90년 한국에 들어와 할렐루야교회를 담임하다 2010년 은퇴했다. 현재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 아시아복음주의연맹 회장직을 맡고 있다.

만난 사람=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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