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새 정부에 바란다] (2) 경제 분야

성과주의 보다 ‘작은 자’를 위한 실효성있는 대책을

새 정부 경제정책에 있어서 교계 전문가들의 제언은 경제민주화 실현, 주거·부동산 부문에 집중됐다. 이른바 ‘작은 자’(마 25:40)들로 일컫는 소외된 이웃들의 의·식·주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요구다.

기독경영연구원 원장인 배종석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국민행복시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 만들기가 중요하다”면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보다 활성화해 일자리를 확충하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하며, 이는 곧 경제민주화와도 맞닿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현재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확산되고 있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등의 육성 및 활성화에 정부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정재영 실천신학대 교수는 “협동조합은 일자리 창출·유지와 사회안전망 구축뿐만 아니라 ‘경제민주화’의 대안 모델로도 떠오르고 있다”면서 “교회 차원에서도 경제적 공동선의 추구를 위해 정부, 기업과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 등에 있어서 정부 정책의 성과주의를 지양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 달라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주거 및 부동산 분야에서는 부동산 세제 정책에 대한 제안이 주를 이뤘다. 새 정부가 강조하는 복지국가 달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부동산 거품이 이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 즉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어야 출산율 상승, 생산인구 증가, 고용률 상승 등으로 이어지면서 복지를 위한 세수도 늘어난다는 논리다.

성경적 토지정의 실현을 위한 기독시민단체인 ‘희년 함께’ 고영근 사무처장은 최근 열린 세미나에서 “현 시점에서는 부동산거래 활성화와 투기수요 차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세제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고 사무처장은 범기독교적인 부동산 세제 대책의 일환으로 “취득세는 앞으로도 부동산 거래활성화를 위해 일정기간 완화한 뒤 폐지하는 방향으로, 보유세는 현재 지가의 원리금만 인정하는 ‘이자 공제형 지대세’로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 대한 교계의 정책 요구안은 종교인 과세 및 종교단체 재산권에 대한 문제가 핵심이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는 ‘종교단체 재산에 대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교회재산의 사유화 방지와 공적(公的)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유지재단 명의로 교회재산 등기를 하고 있는 기존 관행을 법적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

종교인 과세에 있어서는 개척·미자립교회가 전체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교계 현실을 감안, 교계와 정부 간에 충분한 토론과 협의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교계의 요구 사안이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지난 22일 예장합동 소속 목회자세금납부대책연구위원회와 간담회를 갖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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