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민국’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나라
박근혜 정부의 엄중하고도 영광스런 책무다
25일 0시부터 ‘박근혜 대통령’이다. 2004년 한나라당 대표가 됐을 때부터 어른거리던 대통령의 그림자가 10년 만에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으로 현현(顯現)한 것이다. 오늘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는 5년 전에 보았듯 새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을 환송하는 극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선거로 지도자를 선택하는 민주주의의 모습에 국민들은 감격하면서 새로 탄생한 대통령에게 큰 박수를 보낼 것이다.
신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국정비전을 선언할 것이라고 한다. 대선 공약에서 언급했듯 양극화와 사회분열을 치유해 ‘국민대통합’을 천명하면서 국민과 소통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구체적으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구축 등 5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국민행복 시대’를 열려면 안보와 경제, 통합과 소통이라는 관문을 돌파해야 한다. 행복이라는 것이 사탕을 한 아름씩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최고 수준의 국리민복을 실현하는 것이기에 유세장에서 소리치는 것처럼 수월하지 않다. 더구나 잠복해 있는 글로벌 경제위기나 아시아 패권을 위한 열강들의 각축이 새 정부를 시험에 들게 할지 모른다. 존재감이 만만치 않은 야당과 시민사회도 버거운 대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환경이다. 북한의 핵 보유가 굳어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주창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낡은 텍스트가 되고 말았다. 핵을 머리고 이고 사는 국민들의 불안감, 한반도에 드리운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는 것이 초미의 과제다. 여기에다 시진핑 시대를 맞은 중국의 세계경영이 본격화되고 아베의 일본이 극단적인 보수주의로 회귀하는 시점에 우리 외교의 추를 어디에 놓을지가 관건이다.
새 정부는 성장과 분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먹거리 산업을 발굴하고 내수·서비스산업을 키워 성장엔진이 다시 돌아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소득분배의 왜곡을 바로잡는 것도 숙제다. 김영삼 정부 때 75.1%에 달하던 중산층이 이명박 정부 때 67.1%로 낮아진 반면 빈곤층은 7.8%에서 12.6%로 는 것이 증거다. 양극화는 심각한 사회갈등을 야기하는 만큼 경제민주화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대통합은 대통령이 입에 달고 다니는 화두지만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나 해법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선거에서 등을 돌린 48% 국민들이 여전히 냉담한 것은 이들을 위해 따뜻한 손길을 내민 적도, 진정성 있는 설득의 메시지를 전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지역과 세대간에 벌어진 틈새를 메우려는 흔적도 찾기 어렵다. 앞으로 구성될 국민대통합위원회에 기대를 걸긴 하지만 통합은 돈 이전에 사람이 마음으로 만나는 일임을 새겨야 한다.
소통에 대해서는 걱정이 크다. 조각(組閣) 과정에서 보여준 인사의 난맥상에서 불통의 커뮤니케이션을 확인한다. 당선인 시절에 지명한 첫 국무총리 후보자가 청문회에 서기도 전에 낙마했는데도 유감 표명이 없었다. 심지어 후보자가 여론이 지적한 결격사유로 인해 그만두겠다고 하는데도 “뭐가 문제냐?”며 붙잡았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가 열심히 일했으면서도 소통력 부족으로 감점을 받은 데서 별 교훈을 얻지 못한 듯하다.
대통령의 임무는 막중하다. 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고, 국민들을 자존감으로 충만케 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한민국’ 이름을 들으면 가슴이 뛰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지도자가 가슴과 귀를 열고 국민 가까이 다가서는 서번트 리더십을 보일 때 기적은 일어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이런 보람차고도 영광된 소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두 손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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