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속회로 전환점 맞은 예장합동, 어디로 가나… 개혁 목소리 결집 구태 청산 동력될 듯
예장합동 총회가 전체 총대 1530명 중 52%가 참석한 19일 속회를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정준모 총회장은 사실상 ‘무장해제’됐고, 황규철 총무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속회에서 표출된 교단 개혁열망은 오는 3∼4월 개최되는 140개 노회에서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9월 제98회 총회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총회장, 사죄 후 사실상 ‘직무정지’=정 총회장은 그동안 노래주점 출입 의혹과 갑작스런 총회 파회 선언, 총무 거취 문제 등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다수 총대들의 여론 앞에 무릎을 꿇었다. ‘지도자는 하나님 앞에서 거룩해야 한다’는 보수적이고 개혁주의적인 교단 정서를 거스를 수 없었던 것이다. 성난 여론을 감지한 정 총회장은 속회에 참석해 “저의 부족에 침을 뱉고 돌팔매질하고 인격을 짓밟아 달라”며 자책과 사죄의 큰절을 했다. 총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 의해 불신임된 정 총회장은 속회를 기점으로 사실상 직무가 정지됐다. 정 총회장이 수용의사를 밝혔던 ‘합의사항’에는 5개월 근신과 역할제한, 사과표명 등이 명시돼 있다. 속회 결정대로라면 총회장은 7월 31일까지 사회권은 물론 인사권도 행사할 수 없다. 총회가 오는 9월 23일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총회장이 일할 수 있는 기간은 50일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황 총무의 처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속회에서는 황 총무를 성토하며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총대들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오는 9월 총회나 그 이전에 황 총무가 그만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교단 개혁 열망 터져 나올 듯=비대위의 결정을 총회장과 총무가 받아들일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수용여부와 관계없이 비대위로 결집된 개혁적 목소리는 구정치권 인사를 청산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회본부와 기독신문, 총신대, 총회세계선교회 등 총회 주요 조직의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총회의 한 임원은 “21일 임원회에 참석해 봐야 알겠지만 총회장과 총무가 만약 속회 결정을 무시한다면 더 큰 ‘쓰나미’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회 임원을 지낸 중도 성향의 한 목회자도 “속회 결정이 그대로 시행되면 용서와 화합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만약 거부한다면 더 큰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개혁적 성향의 한 목회자는 “이번 속회의 의의는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져 온 총회의 밀실, 불법, 야합정치에 대해 침묵하던 대다수 총대들이 힘을 모아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이라며 “비대위를 통한 공동대처라는 학습효과는 추후 총회를 개혁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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