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중·장년층의 치열 교정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로 시술하는 치열교정을 중·장년층이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필자가 일하는 치과병원만 봐도 2011년 한 해 동안 교정치료를 받은 환자 중 약 8.8%를 차지하므로, 그리 적은 숫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들 중·장년층이 치열 교정 치료를 받는 목적도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잇몸병 등으로 제 역할을 못하는 치아기능을 회복하고 치아도 가지런히 해 보기 좋게 하려는 것이다.

치열이 고르지 않으면 칫솔질을 잘 해도 치태나 치석이 쉽게 제거되지 않고, 이 때문에 잇몸 및 치주 질환이 생기기 쉬우며, 치아의 부분 마모도 쉽게 진행되는 문제점이 나타난다.

중년기 이후의 교정 치료는 바로 이 같은 사태를 예방할 목적 뿐 아니라 정상적인 보철 치료를 위해 진행되기도 한다. 즉, 치아 사이의 틈이 너무 벌어져 있거나, 치아가 전후좌우로 심하게 쓰러져 있을 때다. 이 때는 치열을 바로잡는 치료를 먼저 한 뒤에 보철 치료를 해야 치아 기능을 제대로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치아가 빠져 반대쪽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오거나 내려간 상태에서 임플란트 등 보철 치료를 해야 할 때와 잇몸병이 심해서 치아를 싸고 있는 뼈(치조골)가 무너지는 바람에 치아가 뻐드러지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땐 맞은편 치아를 먼저 교정한 뒤에 임플란트를 시술해야 보철 효과를 제대로 살릴 수 있다.

이 외에 젊을 때 가지런하던 치열이 나이가 들면서 비뚤어져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생기기도 한다. 중년기에 접어들면 특히 아래 앞니들의 치아 간격이 점점 좁아져 치열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이를 그대로 두면 미관상 보기 흉할 뿐 아니라 치석이 잘 생기고, 결국 잇몸도 빨리 손상되게 된다.

아무튼 이유야 어쨌든 중·장년층의 치열 교정은 청소년들에게 비해 훨씬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에 비해 잇몸이나 치조골이 많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교정 치료 시 치조골의 상태를 고려하여 치아 이동을 위한 힘 조절 등 치아 및 잇몸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교정 치료를 위해 입속에 교정 장치를 끼고 있으면 구강위생 관리가 쉽지 않다. 이미 어느 정도 잇몸이나 치아에 손상이 진행된 상태인 중·장년층은 그로 인해 구강위생환경이 자칫 더 불결해질 우려도 있다. 따라서 칫솔질 등 양치를 소홀히 하면 교정치료를 하는 동안 잇몸이나 치아 손상이 되레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치조골 상태가 양호하다면 치열 교정 치료에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당뇨가 심한 사람과 골다공증 환자, 치조골이 너무 많이 소실된 사람은 부작용 위험이 있으므로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형선 연세대 치대병원 교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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