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건설사, 긴 불황에 ‘적자의 수렁’

해운업계 및 건설업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불황에 빠지면서 업계에서 연속 적자를 낸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17일 해운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결산을 공개한 상장 해운사들 중 대한해운은 2009년부터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최근 실적을 발표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냈다. 특히 현대상선은 지난해 환손실 등으로 순손실이 9989억원에 달했고 한진해운의 순손실도 연결 기준 638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운업계에서는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STX팬오션도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미 삼호, 삼부토건, 쌍용건설, 한일건설, 금호산업 등 상장 건설사들은 2년 연속 적자를 냈고 경남기업은 지난해 적자전환됐다. 또 신세계건설, KCC건설, 계룡건설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특히 대한해운, 쌍용건설, 한일건설 등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다음 달 말까지 이를 벗어나지 못하면 증시에서 퇴출된다.

이 때문에 부실기업에 대한 매각이나 구조조정 작업도 난관에 빠졌다. 최근 대한해운 매각은 중단됐고, STX팬오션 매각도 장기화된 해운시황 침체로 선뜻 인수에 나서겠다는 기업이 드문 상황이다. 또한 지난 3년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이던 한일건설은 정상화에 실패해 15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쌍용건설의 매각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 및 건설경기 침체로 2년 이상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못 벌고, 오히려 손실만 보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