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의 시편] 큰 예배당, 큰 교회

예배당이라는 건물을 갖지 못한 교회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의 교회는 예배당에 모입니다. 모이는 숫자가 많아지면 예배당의 크기도 달라집니다. 더 큰 예배당을 건축하고 온갖 편리한 시설을 갖추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때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큰 예배당’을 ‘큰 교회’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예배당과 교회는 같지 않습니다. 예배당은 교회가 모이는데 편리한 시설일 뿐입니다. 그 자체가 결코 교회일 수 없습니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교회는 예배당 건물을 지은 적이 없습니다. 3세기까진 건물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모여도 개인의 집에 흩어져 모였을 뿐입니다.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로 공인된 후에 예배당 건물이 지어졌고, 교회의 본질이 흔들리는 일들도 뒤를 이었습니다.

교회의 머리되시는 그리스도는 정말 크신 분입니다. 이 세상 어떤 사람이나 그 어떤 것보다 크십니다. 비교할 수 없는 절대성을 지니셨습니다. 그러기에 그분의 몸을 이루는 교회 역시 절대적으로 큽니다. 교회는 예배당 건물과 상관없이 늘 큽니다. 그리스도가 크신 분이기 때문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착각합니다. 커다란 예배당 건물을 큰 교회라고. 예배당은 큰데 크지 않은 교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배당은 작은데 정말 큰 교회라 할 수 있는 교회가 있습니다.

크기 경쟁, 높이 경쟁을 하는 세상입니다. 숫자가 말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그 어떤 수치로도 표시할 수 없는 것이 교회의 크기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진정한 교회는 결코 그런 것들로 표현할 수 없는 거룩하고 고귀한 공동체입니다.

세상 가치에 익숙한 우리들이 거대한 예배당 건물을 짓고 큰 교회라고 말하고, 그런 예배당에서 목회를 하면 큰 종으로 착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을 뿐입니다. 큰 교회는 작고 또 초라한 예배당에도 있고, 어르신 몇 분이 모이는 농촌에도 있고, 냄새나는 지하에 세 들어 있는 곳에도 있습니다. 큰 교회는 그 머리되신 그리스도만이 하실 수 있는 큰일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아무리 웅장한 건물이라도 결코 큰 교회일 수 없는 교회는 맛 잃은 소금이 땅에 버려져 밟히듯 교회를 초라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돈 가지고 예배당 건물을 지을 수는 있어도 교회를 세울 수는 없습니다. 주님이 교회를 세우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내 교회’는 건물 속에 갇히지도 않을 뿐더러 그 건물로 교회의 힘을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이 땅에 진정한 의미의 큰 교회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큰 예배당에 가려 큰 교회가 보이지 않는 안타까운 일은 이제 그만. 그래도 가끔 ‘정말 큰 교회다’ 싶은 감동이 느껴져 희망을 놓지는 않겠습니다. 작지만 큰 교회, 파이팅!

<산정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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