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터미널부지 쟁탈전’ 또 법정으로… 신세계, 롯데-인천시 본계약 하루 만에 매매금지 가처분 신청

신세계는 인천시를 상대로 인천터미널부지 매매계약 이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천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31일 밝혔다. 인천시가 롯데와 본계약을 체결한 지 하루 만에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롯데는 더 이상 법적인 문제제기는 무의미하다며 계획대로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신세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매매계약을 무산시키겠다고 벼르고 있어서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견적서를 2인 이상 받아야 하는 지방계약법 무시, 수의계약 대상자 부당차별 등 절차상의 투명성과 공정성,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투자약정은 불법이고 무효라는 게 지난해 12월 26일 인천지방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 내용”이라면서 동일한 내용으로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인천시와 롯데의 주장과 달리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문제 삼은 부분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계약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재입찰 시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으로 매각대금이 1조원대로 올라갈 수 있음에도 인천시가 “신세계의 재정난을 이유로 롯데와 9000원에 계약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비난했다. 신세계는 “인천시민을 우롱한 처사이자 업무상 배임이며, 롯데에 대한 명백한 특혜이기 때문에 매매계약은 허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는 법적 대응으로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2009년 증축한 매장 일부와 주차타워를 임대기간 만료시점인 2031년까지 절대 양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실익이 없더라도 이번 건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게 회사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깨끗이 승복하는 자세보다 특혜시비 운운하며 근거 없는 주장으로 인천시와 롯데를 음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동일한 사안을 가지고 가처분으로만 일관하는 신세계의 행태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처분 신청과 상관없이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시는 “시 재정문제 해결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반칙 행위”라며 “가처분 신청을 즉시 철회 하라”고 요구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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