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피의자 수갑서 손 빼낸 뒤 도주

설 명절을 앞두고 특별 방범 비상령이 내려진 첫날인 28일 전북 전주의 한 파출소에서 절도 피의자인 30대 남성이 수갑에서 손을 뺀 뒤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일산 성폭행범 노영대 도주사건 이후 ‘피의자 도주방지 세부지침’이 전국 경찰에 내려진 뒤 불과 한 달여 만에 같은 일이 벌어졌다.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8분 전주완산경찰서 효자파출소에서 승용차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로 조사를 받던 강지선(30)씨가 채운 수갑에서 손을 빼낸 뒤 도주했다. 강씨는 파출소 안에 겉옷과 신발을 남겨둔 채 맨발로 쏜살같이 달아났다. 특수절도 등 전과 6범인 강씨는 관련 범죄로 2건의 수배를 받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당시 강씨가 “수갑이 조여 손이 너무 아프다”고 호소하자, 수갑을 오른손에서 왼손 셔츠 위로 옮겨 채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수갑이 느슨해진 틈을 이용해 손을 뺀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강씨를 소파에 앉히고 수갑 한쪽을 강씨의 왼손에, 다른 한쪽을 소파 등받이 아래 벽에 고정된 쇠봉에 채워 놓았다.

파출소 안에 있던 경찰관 5명 중 4명이 곧바로 강씨를 뒤쫓았지만 붙잡지 못했다. 당시 경찰관 2명은 파출소 조사실에 있었고, 나머지 3명은 청소와 잡무 등으로 도주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 경찰은 키 170㎝ 정도에 통통한 얼굴을 한 강씨의 수배전단을 긴급 배포하고, 경찰 500여명을 투입해 찾고 있다.

앞서 강씨는 오전 3시15분 전주시 효자동의 한 식당 앞에 세워진 아반떼 승용차의 문을 부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나다 지나던 시민과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