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 미봉책… 유럽 닮아가는 미국” 이코노미스트誌 비판

Է:2013-01-0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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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발행되는 정평 있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5일자)에 ‘미국이 유럽으로 바뀌고 있다’는 표제 기사를 실었다. 지난 3년 동안 미국의 정치인들이 재정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유럽 국가들을 노골적으로 경멸해 왔지만, ‘재정절벽(fiscal cliff)’ 대응 과정에서 ‘자신의 눈에 든 들보’부터 뽑아야 할 사정이란 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우선 대서양 연안의 이들 국가들이 미봉책에 급급할 뿐 막판까지 근본적 문제 해결을 미루는 것이 빼닮았다고 지적했다. 미 정치권은 이번 협상 타결로 불황의 절벽으로 추락하는 것은 피했다. 하지만 의회가 채무한도 증액 여부를 표결해야 하는 두 달 동안 ‘자동 예산지출 삭감’이 연기됐을 뿐이다. 또한 양당은 건강보험과 연금이라는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을 갉아먹는 최대 요인을 제어하는 데는 손도 대지 않았다.

두 번째 유사점은 일부 집단의 과도한 영향력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들은 그리스 스페인 등에 대한 구제금융을 누가 제공해야 할지, 또 누가 은행감독권을 가져야 할지를 놓고 ‘자국 이기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처럼 미국의 공화·민주당도 극단주의와 상대로부터 양보만을 얻어내겠다는 집착에 사로잡혀 부채 상한과 세제, 예산 지출 등에 대한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에 실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권이 유권자들에게 솔직하지 못하는 점도 닮았다고 분석했다. 우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문제의 근본 해결을 위해 메디케어(노년층 건강보험)와 연금 등 사회안전망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백할 용기가 없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역시 유로화를 유지하기 위한 대가가 무엇인지를 국민들에게 털어놓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부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올림으로써 자신의 사명을 완수한 것처럼 자랑하지만 오바마와 공화당 지도부는 근본적인 재정 문제 해결책을 회피했다. 미국은 결국 포토맥강(미국 수도 워싱턴DC를 흐르는 강)에 브뤼셀(유럽연합 본부 소재지)을 건설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5일 새로 출범한 제113대 의회에 대해 연방정부 부채상한을 이른 시일 내에 상향 조정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의회가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에 실패할 경우 “전체 글로벌 경제에 대한 영향은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선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2011년 8월 겪었던 국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를 언급한 뒤 “가계와 기업은 또다시 이런 위험한 게임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두 달 뒤로 미룬 예산 자동삭감 조치 만료 등 ‘재정절벽 2회전’에 대한 공세에 벌써 나섰다는 분석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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