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의 시편] ‘이룸’과 ‘누림’

꿈을 이루기 위해 땀 흘리는 사람은 참 보기 좋습니다. 무더위도, 강추위도 견뎌내며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학생들, 그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미래입니다. 학생뿐이 아니지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 그들 모두도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일 것입니다. 무엇인가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 꿈을 이루려고 할까요. 결국 내가 이룬 것을 나 혼자 누리려는 욕망 때문은 아닐까요.

누리기 위해 이루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내가 원하던 것을 이루었는데 그 결과를 나 혼자만 누린다면 나의 이룸은 누구에게도 감동이 되지 못합니다. 부러움을 살 수 있지만 박수를 받기는 힘듭니다. 1등 하고 높이 오르고 또 많이 가졌는데 여러 사람이 배 아파하거나 손가락질합니다. 더욱이 누군가의 눈물을 담보로 이룬 것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그러나 내가 꿈꾸고 이뤄낸 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웃고 그 열매를 함께 누릴 수 있다면 나의 이룸은 개인의 성공이 아닌 사회적 감동이 됩니다. 그런 경우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주고 또 존경하는 것입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우리는 무엇을 이루려고 달려왔을까요. 그리고 이루기는 했는지요. 처음부터 잘못된 목표를 이루려고 뛰었다면 이루어지지 않는 편히 훨씬 좋을지 모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루긴 했는데 전혀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루는 것에만 매달리고 이룬 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루고 또 이루고, 갖고 또 갖기만 하다가 어느 날 안개처럼 스러져 갑니다. 참 안타까운 인생이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누림’을 위해 ‘이룸’을 꿈꿉니다. 그러나 건강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과의 함께 누림, 즉 나눔을 꿈꾸고 달려갑니다. 그들이 이 세상의 희망이고 이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목표나 목적이 건강해야 완주가 가능하고 그 과정도 행복한 법입니다. 또 훨씬 효과적이고 야무진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대통령선거를 하는 날입니다. 치열한 싸움 같은 선거 운동을 지켜보면서 무엇을 위해 저렇게 달리는지 궁금했습니다. 이제는 그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가 되든 혼자 누리는 기쁨이 아니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 치열한 싸움 끝에 얻은 이룸이 모든 사람의 누림을 위한 것이었기에 감동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혼자만의 누림을 꿈꾸지 맙시다. 사람들은 소위 ‘돼지꿈’을 좋아합니다. 새해를 준비하면서 그런 꿈꾸기를 원하지요. 도대체 그 돼지꿈이란 무엇일까요. 나 혼자 먹고 나 혼자 누리고 싶은 꿈을 이름 하여 ‘돼지꿈’이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 것이라면 사람이 아닌 돼지들이나 꾸게 하지요.

<산정현교회>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