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상온] 언론윤리와 인간윤리

Է:2012-12-0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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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발생한 한인교포 피살사건을 놓고 새삼스레 언론윤리 문제가 부각됐다. 뉴욕 지하철역에서 흑인 노숙자에게 떠밀려 선로에 떨어진 뒤 열차에 치여 사망한 교민 한모씨가 플랫폼으로 기어오르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를 돕기는커녕 그 절망적인 모습을 촬영해 신문사에 팔아먹은 프리랜서 사진기자의 행위를 두고서다. 문제의 사진기자는 “한씨를 끌어올릴 체력이 없었을 뿐 아니라 기차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림으로써 경고를 했다”고 변명했지만 비난이 거세다. 어쩌면 ‘제2의 케빈 카터’가 될지도 모른다.

케빈 카터. 굶주려 힘없이 엎드린 아프리카 소녀와 뒤에서 그 아이를 노려보는 독수리 사진을 찍은 유명한 사진기자다. 1993년 내전으로 인한 기아에 허덕이던 수단 소녀를 찍은 그 사진으로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던 그는 그 후 왜 아이를 구하지 않고 사진부터 찍었느냐는 힐난에 시달리다 같은 해 33세의 나이로 자살했다.

당시 카터 사건은 언론윤리와 인간윤리 간의 충돌로 유명해졌다. 한씨 사건도 마찬가지다. 두 사건 모두 보도와 인명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답은 일단 자명해 보인다. 생명보다 소중한 게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언론의 본분은 사실을 사실 그대로 전달하는 데 있다. 연출 또는 조작된 다큐멘터리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게다가 한 사람의 인명은 물론 소중하지만 보도를 통해 세상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다면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언론인에 대한 평가도 둘로 갈린다. 우선 ‘언론인은 기본적으로 일종의 마키아벨리즘에 의해 행동한다. 알 권리를 위해서는 사생활 침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오만하고 방어적이고 독선적이다’라는 견해가 하나다.

다른 하나는 “예외가 있긴 하지만 윤리적인 행동은 저널리즘의 표준이다. 학교나 전문적 학습을 통한 언론인 교육(사회화)은 언론인이 윤리적 행동을 하는 것은 직업에서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길러준다”는 입장이다.

어느 쪽이 됐건 중요한 것은 때에 따라 언론윤리와 인간윤리가 부딪히는 경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어느 한쪽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이나 매도는 옳지 않다.

김상온 논설위원 so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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