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향계-이동률] 티베트문제 해결이 조화사회의 출발

Է:2012-12-0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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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이동률] 티베트문제 해결이 조화사회의 출발

“인도적 차원에서 희생 막기위한 대화 절실 … 중국의 전향적인 의지 필요하다”

세상의 이목이 온통 베이징의 새로운 지도부에 집중되고 있던 무렵 중국의 서쪽 편벽한 오지에서는 무고한 인명이 분신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외로운 저항운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2009년에 시작된 티베트인들의 분신을 통한 저항 운동은 벌써 92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18차 공산당 대회가 개최된 11월에만 29명이 분신했다.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세상의 관심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대부분이 불교 신도인 티베트인들은 그동안 비폭력 독립운동을 전개해 왔다. 이들이 분신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은 현재 국제사회의 거대 담론이 돼버린 중국의 부상에 묻혀 잊혀지고 있는 티베트의 절박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1959년 라사 사건으로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가 인도로 망명간 이후 다양한 독립운동을 전개한 지 어느덧 53년이 되었지만 티베트는 독립은 고사하고 오히려 실질적인 자치 획득마저 요원해 보이는 절박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다민족 거대 국가인 중국에 있어 민족통합은 국가통합의 출발이다. 시진핑 총서기가 첫 연설에서 그토록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수차례 역설한 까닭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민족자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티베트와 같이 분리 독립의지가 강한 소수민족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민족통합을 통한 체제 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즉 기본적으로는 개발전략을 통한 기능적 ‘중국화’를 지향하면서 체제 안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강경한 분리 독립 활동에 대해서는 공권력을 통한 강제적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미 1990년대 말 이후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부상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티베트 독립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지지는 크게 약화되어 왔다. 반면에 티베트인 거주 지역에서는 개발과 시장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역설적으로 티베트 고유의 전통문화와 종교는 급격히 훼손되고 있다. 특히 라사와 같은 대도시에는 한족들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한족화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결국 티베트인들은 독립은커녕 전통문화와 종교마저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감이 2008년 3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이례적인 대규모 저항 시위로 폭발한 것이다. 올림픽이라는 지구적 행사를 통해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유도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격렬한 저항 시위는 오히려 유혈 충돌을 초래했고, 중국 내 중화민족주의를 자극해 한족들의 반티베트 정서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티베트인들은 분신이라는 더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자신들의 위기감을 표출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 14세는 독립이 아닌 실질적 자치를 요구하고 있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홍콩특별행정구에 준하는 자치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중국 정부에서는 이러한 요구는 자치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다른 소수민족 자치구 지역에 미칠 파급 효과를 경계하고 있다. 특히 ‘고도의 자치’ 요구가 자치로 머물지 않고 독립으로 향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불신을 갖고 있다. 요컨대 중국화가 대세이기는 하지만 상당기간의 불안정과 위기의 연속은 불가피해 보인다. 따라서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독립도 동화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의 대립은 격화되고 티베트인들은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서 인명 피해는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독립과 통합이라는 정치논리를 떠나 우선 인도적 차원에서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한 대화가 절실하다. 결국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강자인 중국 중앙정부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중국 정부 역시 단시일 내에 중국화를 이루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사회불안과 국제사회의 비판에 시달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중국이 글로벌 책임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국내 소외집단에 대한 배려와 인류 보편의 가치가 존중되는 명실상부한 개방적, 다원적 조화사회(화해사회·和諧社會)를 만드는 것이 우선 과제일 것이다.

이동률(동덕여대 교수·중국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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