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헌법안 15일 국민투표”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15일 헌법 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1일 밤(현지시간) 전격 선언했다. “이것이 이집트 민주주의의 새로운 날이 되길 신께 기도한다”고 그는 밝혔다.
국민투표 결정이 알려지자 카이로대학 인근에 모여 있던 수천명의 친(親)무르시 시위대는 불꽃을 쏘아올리고 이집트 국가를 부르며 “알라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 일부는 “무바라크 시대의 잔재인 사법부가 대통령의 결정을 뒤집는 반역을 저지르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며 헌법재판소 앞까지 행진해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무르시를 지지하는 무슬림형제단의 강경파 그룹인 ‘혁명수호위원회’ 사프와트 헤가지 위원장은 긴급 성명에서 무르시에게 헌법재판소 해산을 요구하고 3일 카이로에서 전국의 지지자들이 모인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일강 건너편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반(反)무르시 시위대 수천명이 무르시의 결정을 규탄했다. 자유주의파인 자유헌법당은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헌법안을 무효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헌의회에서 헌법안을 통과시킨 직후인 지난달 30일에도 타흐리르 광장에 20만명이 모여 의회를 규탄했다. ‘아랍의 봄’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이들도 광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반대파는 4일 대통령궁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안의 적법성을 심의하기로 했던 회의를 연기했다. 사법부가 헌법안 제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결을 하더라도 지난달 22일 무르시 대통령이 제정한 헌법선언문에 따라 사법부의 결정은 아무런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 이 경우 찬·반 대립은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빅토리아 눌런드는 이집트의 헌법 제정 절차에 전 국민의 공감대가 부족하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앞서 제헌의회는 지난달 29일 이집트를 이슬람 국가로 규정한 234개 조항의 새 헌법안을 통과시켰다. 기독교계와 자유주의 진영이 표결 강행에 반발해 퇴장, 이슬람계 의원 86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