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와 전도, 생명·생태학적 중심으로 바뀌어야”… 장신대 세계선교硏 학술대회

세계교회협의회(WCC)가 30년 만에 발표한 ‘선교문서’는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진영의 간극을 일부 좁힐 것으로 기대되지만 복음주의 진영의 우려를 해소하기엔 충분치 못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선교연구원(연구원)은 20일 오후 서울 광장동 장신대 소양관에서 ‘세계교회협의회 선교문서가 한국교회에 주는 의미’라는 주제로 선교학술대회를 열어 ‘선교문서’가 한국 교회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 봤다. 이형기 장신대 명예교수와 전 남미선교사인 홍인식 박사, 최형근 서울신대 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가 된 선교문서 ‘함께 생명을 향하여 : 기독교의 지형 변화 속에서 선교와 전도’는 WCC 세계선교와전도위원회(CWME)가 작성했으며 내년 제10차 부산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CWME의 선교문서 발표는 1982년 처음 발표된 에큐메니컬 선교와 전도 지침서 발표 이후 30년 만이다.

이형기 명예교수는 이번 선교문서에 대해 “1982년 발표된 문서가 1928∼1980년 CWME의 결과물들을 담아 낸 ‘에큐메니컬 선교와 전도 신학 지침서’라면, 이번 문서는 1989년∼2005년 아테네 CWME의 선교와 전도신학을 담아 낸 지침서”라고 소개했다.

최형근 교수는 “이번 문서를 통해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간의 간극이 많이 좁혀지지라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복음주의 신학자들과 교파들이 우려하는 요소들이 여전히 문서 내에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문서에 성경과 복음에 대한 명확한 주장들이 나타나지 않고,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아 복음주의자들의 우려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WCC특성상 교회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들을 다루는 쪽으로 경도돼 있다는 인상을 준다”면서 “내년 부산총회에서 참가자들이 선교와 전도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통해 더 값진 결실을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인식 전 남미선교사는 ‘2012년 CWME 문서의 한국교회 선교에 대한 의미’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이번 문서는 기독교의 지형 변화 속에서 선교와 전도가 함께 생명을 향해 나가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문서가 주장하고 있는 생명의 풍성함을 향한 선교를 성찰하며 한국 선교의 미래를 꿈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선교사는 한국교회 선교의 특징으로 사역 중심의 선교, 현지 교회와 관계에서 미숙함, 사역의 집중화, 선교사들의 반에큐메니컬적 선교신학 등을 꼽았다.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계에서 많은 공헌을 했지만 이같은 특징들은 이번 선교 문서에 비춰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선교사는 이번 문서를 통해 한국교회 선교의 방향이 생명 중심의 선교, 생태학적 선교, 에큐메니컬 협력 선교, 지역교회 안의 선교, 대화의 선교, 성령의 선교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WCC ‘선교문서’ 전문은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홈페이지(www.missionlife.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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