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에 오른 SNS 책임론] ‘묻지마’ 리트윗… 빨라서 더 위험하다
파랑새 잡는 ‘양날의 검’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하나인 트위터의 리트윗(Retweet·다른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서 재전송하는 행위) 기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자신의 팔로어(Follower·해당 트위터를 읽는 구독자)에게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달된다는 측면에서 리트윗은 빠른 전파력을 생명으로 하는 트위터의 핵심 기능이지만, 사실 관계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무차별적으로 퍼지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은 올해 1월 ‘새해 소원은 뭔가요?’라는 질문에 ‘명박 급사’라고 답한 한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했다. 김 의원의 리트윗은 실시간으로 수천 명에 달하는 팔로어에게 그대로 전파됐다. 김 의원의 팔로어 중 일부가 이를 다시 리트윗해 소위 ‘무한 리트윗’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는 뒤늦게 논란이 불거지자 “저의 표현으로 인해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분들에게는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며 문재인 대선후보 청년특보실장을 사퇴했다. 하지만 과거 성적 발언이 계속 발견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비하하는 내용을 리트윗해 논란이 됐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5월 “통합진보당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참여정부 시절 두 번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과 특별 복권을 받았다”는 내용을 리트윗하면서 “이러니 노무현 개XX지. 잘 XX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원색적 표현까지 그대로 인용했다. 이 원내대표 측은 이 같은 글이 수천 명의 팔로어에게 전해지며 파장이 커지자 해당 글을 삭제하고 “해당 리트윗은 원내대표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지만 저희 트위터상에서 벌어진 일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원내대표와 김 의원이 평소 정치적인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리트윗으로 문제가 됐다면 소설가 공지영씨는 허위 사실을 리트윗해 논란이 됐다. 공씨는 여수 엑스포가 한창이었던 지난 5월 한 트위터 이용자가 올린 “여수 엑스포에 전시된 흰 돌고래쇼 입장권을 사지 말아주세요. 현재 적응 기간도 부족한 상태로 공개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웃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고통 받고 있어요”라는 글에 “저도 사지 않을 게요”라는 의견을 첨부해 리트윗하면서 약 50만명의 팔로어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돼 무한 리트윗 현상이 일어났다. 하지만 여수 엑스포에서는 돌고래쇼 자체를 진행하고 있지 않았다.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리트윗해 논란이 야기된 대표적인 사례다. 공씨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가 여수 엑스포 홍보대사도 아니고 뭐 사람 죽은 것도 아니고 돌고래쇼 하는 것을 제가 엑스포에 전화해보고 확인한 후 리트윗합니까?”라고 맞받아쳐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리트윗의 책임성 논란은 해외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이달 초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에 대한 허위 사실이 트위터에 넘쳐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트위터에는 ‘뉴욕시 전체가 단전될 것이다’, ‘증권거래소가 물에 잠겼다’ 등의 글과 자유의 여신상이 불길한 구름에 휩싸여 있는 사진 및 물에 잠긴 교외 주택가에서 상어떼가 수영하는 사진 등이 리트윗으로 급속도로 전파됐지만 모두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트위터 본사도 리트윗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전파되는 글을 사실상 통제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보와 장난이 퍼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트위터 본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연 재해든 논쟁이든 특정 사안에 대한 내용을 완화하거나 이를 모니터링하지 않는다”며 “사실 확인을 하는 트위터는 가능하지도 않고 또한 그런 일에 관여하길 원치 않는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글이나 사진이 사실이 아닐 경우 이를 빨리 알려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트윗 논란의 해결책으로 트위터 내 이용자들의 집단 지성을 통한 자정 작용을 꼽은 것이다.
수십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파워 트위터 이용자의 리트윗 책임론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김재영 교수는 “트위터는 사회적 파급 효과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사적 매체”라면서 “사전 게이트 키핑(Gate keeping·정보를 취득하는 개인이 취사선택하는 일)이 아니라 사후 게이트 키핑이 일어난다”며 “허위 사실일 경우 해당 정보를 올린 사람은 추후 신뢰성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배영 교수는 “사적 공간의 특성은 인정한다”면서도 “객관적인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을 경우 리트윗으로 인해 타인이나 조직 등에 2차적인 피해를 미칠 수 있다면 최소한의 확인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하버드대 조나단 지트레인 국제법 교수는 트위터 이용자들이 일련의 정보 흐름에 대한 진위 여부를 판명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트윗 기능은 트위터 본사가 아니라 이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허위 사실임을 알리기 위해 별도의 표시를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