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세상] 시공간의 자유 思考를 넓히다
기업 스마트워크 어디까지
최첨단 IT 기기, 안락한 사무공간, 충분한 휴식과 여가생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회사가 사원들을 배려하고, 그들의 힘들고 어려운 점을 치유·해결해 주며, 스스로 정한 환경 속에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돕는다. 배려(Solicitude), 치유(Healing), 효율(Efficiency). 아이를 보듬는 모성애처럼 사원 친화적인 기업 경영을 펼치는 ‘스마트워크 3.0’시대의 세 가지 키워드다.
# ‘워킹맘’ 한소희(32)씨의 사무 공간은 자택 서재다. 방문 틈으로 친정엄마 품에 안겨 새근새근 잠자는 22개월 된 딸 나경이의 모습이 보인다. 업무를 시작하는 한씨의 마음도 한결 가볍다. 한씨는 유한킴벌리 여성용품사업부문 마케팅 담당 과장이다. 지난해 1월 딸을 낳고 6개월 출산휴가를 마친 뒤 업무에 복귀했다. 한씨 부부는 맞벌이다. 그러다 보니 업무복귀 후 6개월간 딸을 서울 친정에 맡기고 주말에만 분당 집으로 데려와야 했다. “어느 날 담당 상무님이 회사에서 재택근무제도를 마련했다며 해 보겠냐고 물으셨어요. 상무님도 여자라서 애 키우는 어려움을 잘 아셨죠.” 한씨는 올 1월부터 일주일에 한두 번 회의가 있는 날만 서울 대치동 본사로 출근한다.
# KT 교육개발원 김용직(31)씨는 교육 콘텐츠와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하는 4년차 사원이다. 그는 종종 근무지인 분당 대신 집에서 가까운 서초 스마트워킹센터로 출근한다. “업무 특성상 영상콘텐츠, 프로그램 벤치마킹을 위해 웹서핑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남들이 보면 노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죠. 괜히 윗분 눈치 보며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센터를 종종 이용해요.” 하루는 김씨가 센터로 출근해 업무를 상의하기 위해 팀장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목소리가 전화기 밖에서 가깝게 들렸다. 그는 “알고 보니 팀장님도 같은 센터에서 원격근무를 하고 계셨죠”라며 웃었다.
사무 공간에 대해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KT와 유한킴벌리다. 기자가 지난 6일 찾은 이들 기업의 스마트워킹센터는 여느 기업의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서울 서초동 KT사옥 2층 스마트워킹센터는 독서실처럼 조용한 분위기에 열아홉 명의 직원이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었다. 본 근무지는 아니지만 집이 가까워 이곳으로 출근한 직원, 지방에서 출장 와서 잔업을 마무리하는 직원도 있었다. KT는 서울, 분당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15곳의 스마트워킹센터를 운영한다. 만 13세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원격근무의 빈도를 높인 ‘스마트패밀리’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시·공간의 자유가 직원들의 사고도 더 유연하게 만들더군요.” KT 스마트워킹팀 박숙희(39) 매니저는 업무 공간의 변화가 기업문화를 탈바꿈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탤런트 마케팅’이란 제도로 사내 공고를 통해 부원을 모집할 때 ‘원격근무 주 ○회 보장’과 같은 공약을 내거는 부서장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대치동 유한킴벌리 본사 5층 ‘그린웨이 라운지’. 라운지는 흡사 젊은이들이 찾는 커피전문점이나 ‘민들레영토’와 같은 대학생 스터디 공간을 연상케 했다. 칸막이 없이 탁 트인 넓은 공간을 상쾌한 실내 공기가 채우고 있었다.
‘임원실&회의실’이라고 적힌 공간에서는 직원들이 회의 중이었다. 팀원과 회의 중이던 환경경영팀 이승필(39) 차장을 만났다. 유한킴벌리는 상하 직급에 관계없이 동료 직원에게 ‘님’이란 호칭을 쓴다. “지난해 서울 본사로 옮긴 뒤 회사 인명부 검색하며 타 부서 직원들까지 이름을 외웠죠. 전에는 ‘부장님’이라는 직급을 대신 부르면 됐는데 지금은 꼭 이름을 불러야 하잖아요.” 그는 “이런 호칭으로 구성원간 친밀감을 높이고 열린 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니 업무효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임원실이 따로 없다보니 임원들도 자연스럽게 라운지 공간에서 사원들과 어울린다. 고정된 좌석은 없다. 매일 출근한 순서대로 창가 혹은 안쪽 자리를 선택해 앉는다. 부서에 관계없이 그날그날 협업이 필요한 사람끼리 함께한다. 버스나 지하철처럼 임산부 배려석도 따로 마련돼 있다.
IT기술 발전이 가능케 한 스마트워크. 적어도 이들 기업 직원들에게서는 만족감이 느껴졌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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