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K교회 데이브 브라우닝 목사 “여러분의 교회, 너무 복잡하지 않나요?”

데이브 브라우닝(48)이란 미국 목회자를 알고 있는가. 혹시 처음 들었다면 앞으로 주목해 관찰할 필요가 있는 인물이다. 브라우닝 목사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회 가운데 하나인 CTK(Christ the King Community) 교회의 담임이다.

미국 시애틀 북쪽의 벌링턴이란 지역에 본부 격의 교회가 있는 CTK는 멀티 로케이션(Multi-location), 즉 여러 곳에 예배당이 있는 교회다. 1993년 브라우닝 목사가 벌링턴에서 처음 개척한 이후 20년이 채 안 되어 CTK는 미국 내에 40여곳, 전 세계에 500여개로 확장됐다. 각 교회는 독자적인 리더십이 인정되고 있기에 한국에서 통용되는 지교회와는 의미가 다르다. 모든 CTK교회의 멤버십들을 합하면 약 3만5000명에 달한다. 권위 있는 ‘아웃리치 매거진’ 등이 CTK를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혁신적 교회로 선정할 만하다. 미니스트리 디렉 대표인 김진기 목사는 “지금 혼돈의 시기를 맞은 한국교회가 벤치마킹해야 할 가장 적합한 교회가 바로 CTK”라고 강조한다.

그럼 CTK의 무엇을 우리는 배워야 하는가. 최근 방한한 브라우닝 목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 목사의 말과 같이 CTK야말로 우리가 연구해야 할 교회의 모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화를 나누며 브라우닝 목사가 본질을 추구하는 목회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브라우닝 목사는 CTK의 가장 큰 장점으로 무브먼트(Movement·운동성)를 들었다. “기독교는 무브먼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도 당시 유대 사회에서 무브먼트를 일으켰습니다. 예수 운동을 펼친 것이지요. 예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 모든 사람을 작은 예수로 살게 하는 무브먼트를 펼치는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참된 무브먼트를 일으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참된 무브먼트란 컨트롤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통제하시도록 해야 한다. 인간이 컨트롤하는 한 무브먼트가 아니다. 모든 무브먼트는 처음에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단순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그 무브먼트를 쉽게 복사해서 적용할 수 있다.

브라우닝 목사는 참된 무브먼트를 위해 교회는 단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정말로 해야 할 의미 있는 일, 영원이란 관점에서 남는 몇 가지 일에 모든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예배와 소그룹(교제), 봉사(선교)다. 교회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알고, 사랑해야 한다. 소그룹 활동으로 성도 간 깊은 관계(코이노니아) 속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야 한다. 봉사(선교)를 통해 하나님과 이웃 간의 참된 관계를 확장해야 한다.

이런 핵심 사항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교회는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 브라우닝 목사의 지론이다. 그는 건물과 조직, 프로그램으로 운용되는 현대 미국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깊은 회의에 빠졌다. 미국 교회는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데 비해 사회에서 기독교 문화는 실종되고 있었다. 본질을 떠나 교회를 유지하는 데 너무나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쓰고 있었다. ‘교회 일’을 하기 위해서 ‘주의 일’을 희생해야 하는 실정을 목격했다. 그래서 그는 현대 교회는 의도적인 단순함(Deliberate Simplicity)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실제 실행하고 있다.

무브먼트를 중시하는 CTK는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한다. 건물과 프로그램에 돈을 쓰지 않는다. 한 교회를 개척하는 데 우리 돈으로 350만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건물은 물론 모든 비품의 90% 이상을 빌려 쓴다. 대신 핵심 리더를 세우는 일과 관계를 중시한다. CTK에서는 교회 개척 시 지정학적인 요소나 건물이 아니라 적합한 리더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리더를 세우고 그 리더가 가정집이나 값싸게 빌린 장소에서 소그룹 모임을 하게 한다. 프로그램 대신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에 집중토록 한다.

“우리는 성도들이 각자의 사역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줬습니다. 프로그램 대신 먼저 하나님을 분명히 체험토록 했습니다. 성도들은 그 하나님과의 임재 경험을 사람들과 나눕니다. 하나님과의 절절한 임재 경험이 사람들끼리의 관계를 깊게 해 줍니다. 성도들이 너무 오랜 시간 교회에 머물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프로그램이 많아서는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브라우닝 목사는 단순함이 교회의 최종적 목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무브먼트가 중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의도적으로 단순해야 하는 이유는 재빠른 무브먼트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단순해야지 모든 사람이 따라할 수 있습니다. 기동성이 있습니다. 복잡하면 소수의 전문가 집단에 의해서 교회가 움직입니다. 미국 교회의 문제는 사역이 너무나 프로페셔널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는 교회 지도자는 빠른 시간 내에 5∼10명의 리더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 리더가 다시 5∼10명의 리더를 키워내는 식으로 사역이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도 수 100명 미만의 작은 교회는 더 기회가 많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면 100명 규모의 교회가 10명의 리더를 키운다. 이들 리더가 다시 100명 규모의 교회를 개척한다. 10개 교회를 합치면 1000명의 성도를 지닌 중형 규모의 교회가 된다. 이것이 한 교회가 1000명의 교회로 성장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우며 복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브라우닝 목사에 따르면 교회는 단순해지기 위해 최소성(minimality)과 의도성(intentionality), 진정성(reality), 다중성(multility), 신속성(velocity), 확산성(scalability) 등 6가지 요소를 가져야 한다.

그는 이 같은 단순성의 원리는 목회뿐 아니라 선교의 영역에서도 힘을 발휘한다고 언급했다. 얼마든지 저비용 고효율 선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목회와 선교 등 각 방면에서 다시 한번 틀을 세워야 하는 한국 교회가 유념해야 할 내용이다.

“그 많은 교회를 관장하다 보면 참 바쁘시겠다”고 말했다. 브라우닝 목사는 “내게 맡겨진 리더들만 책임지면 됩니다. 프로그램이 아니라 관계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지요. 일주일에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은 45시간 정도로 나머지는 여유롭게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에 집중합니다. 행복합니다. 모든 것을 행하시는 선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니까요.”

글·사진=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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