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옥살이 했는데… ‘수원 노숙소녀 살인’ 출소자 무죄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5년간 옥살이를 한 노숙인에게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는 25일 노숙소녀 김모(당시 15세)양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를 받고 있는 정모(33)씨 재심 공판에서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와 당시 공동피고인들이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수차례 진술을 번복하는 등 이들의 자백진술은 그 신빙성에 강한 의심이 든다”고 판시했다. 이어 “정씨 등이 김양을 때릴 장소를 찾기 위해 새벽에 수원역에서 1.5∼2㎞가량 떨어진 근처 고등학교까지 30분 이상 걸어갔다는 진술내용도 합리적이라 보기 어렵다”며 “수원역에 설치된 다수의 CCTV에도 정씨가 피해자를 데리고 가는 장면이 전혀 포착돼 있지 않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과 별개로 다른 피해자에게 공동상해를 가한 점은 유죄가 인정된다며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정씨는 재판이 끝난 후 “죄를 짓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죄를 지었다고 한 점이 가장 억울했다”고 밝혔다. 정씨 측은 억울하게 복역을 한 데 대해 국가배상 청구소송을 낼 예정이다.

정씨는 2007년 5월 김양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수사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던 정씨는 항소심 재판부터 ‘수사기관의 회유에 못 이겨 허위 자백했다’고 진술을 번복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 6월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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