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교단 정책 탐구] (3) 기독교대한감리회

‘담임목사 대물림 금지법’ 교계 안팎 주목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오는 30∼31일 대전 하늘문교회에서 제30회 총회를 개최한다. 지난 6월 26일 제29회 총회 후 4개월 만에 열리는 총회다. 총회 주제는 29회와 30회 모두 ‘첫 믿음과 사랑으로 변화하는 감리교회’다. 여기서 ‘변화’란 교단 정상화를 뜻한다.

기감은 2008년 김국도 목사와 고수철 목사가 경합한 감독회장 선거에서 후보자격과 선거결과를 놓고 적법성 논란이 벌어졌고, 이후 5명의 감독회장 직무대행과 임시 감독회장이 번갈아 들어서는 등 극심한 혼란이 계속됐다. 4년째 지속된 파행에 종지부를 찍고 화해와 화합 속에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 현재 기감의 당면 과제다.

지난 5월 김기택 임시 감독회장이 법원에 의해 선임된 뒤 열린 29회 총회에서 그동안 마비상태였던 행정조직이 복원되면서 교단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당시 김 감독회장은 설교를 통해 “내 생각 내 방법만 고집하지 말고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내게 손해되는 쪽을 선택하자”며 현 상황에 대한 해법으로 배려와 희생을 강조했다.

29회 총회에 이어 지난달 25일 열린 임시 입법의회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 국내 개신교단 최초로 ‘담임목사직 대물림 금지’를 명문화한 것이다. 장정개정안 중 담임자 파송 제한규정(이른바 ‘담임목사직 대물림 금지법’)은 교계 안팎의 지대한 관심 속에 총대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통과됐다. 교계 일각에선 오랜 기간 내홍을 겪어온 기감이 교단 이미지를 쇄신할 카드로 이 법을 통과시킨 것으로 해석했다.

29회 총회와 입법의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기감은 곧바로 감독회장 및 10개 연회 감독선거를 치르고 30회 총회에서 새로운 지도자들을 세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로드맵은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총회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격 관련 유권해석 문제로 또다시 논란이 불거져 일부 선거가 무산된 것이다. ‘기감 정상화를 위한 집단소송단’이 “비상식적인 유권해석에 기초한 잘못된 선거”라며 법원에 제기한 선거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감독회장 선거와 동부·서울남연회 감독선거가 중단됐다.

결국 지난 4일 30회 총회 감독선거에선 나머지 8개 연회 감독만 선출됐다. 서울연회 김영헌 목사와 중부연회 고신일 목사 등 신임 감독 8명은 31일 총회에서 공식 취임한다. 30회 총회는 당초 계획대로 감독회장을 세우지 못해 다소 맥이 빠지게 됐다.

하지만 온전한 교단 정상화가 아주 요원해진 것은 아니다. 지난 15일 기감과 집단소송단은 무산된 3건의 선거(감독회장 및 동부·서울남연회)를 30회 총회 폐회 후 지체 없이 실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소송단은 김 감독회장 측이 법원의 선거금지 결정 사유를 모두 인정하는 조건으로 본안소송에 대한 합의조정에 나서 선거금지 결정을 풀기로 했다.

선거 시기는 새로운 선관위 구성과 후보 등록·심사 등 선거법에 따른 절차를 감안하면 빨라야 내년 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단의 오랜 표류를 종식시킬 지도력을 세우는 일은 이렇게 내년 초로 미뤄졌고, 그 사이에 또 다른 암초를 만날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김 감독회장은 “어려움이 있지만 하나님이 파놓으신 은혜의 물줄기를 따라 물 흐르듯 잘 내려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30회 총회에선 감독 이·취임식과 함께 각부 보고, 감사위원회 조직, 입법의회 회원 및 공천위원 선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총회에 상정된 건의안 중에는 세종특별자치시에 감리회 랜드마크 교회를 세우자는 안건도 있다. 현재 감리교회는 세종시에 2곳만 입주할 예정인데, 다른 교단에 비해 턱없이 적기 때문에 종교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기념교회를 설립하자는 의견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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