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변영인] 진정한 부요함
늦둥이 막내아들 녀석이 아침식탁에서 은근히 반찬 투정을 시작한다. 육식을 좋아하는 녀석은 종종 이렇게 투덜댔었다. 반찬 투정을 하는 아이가 있는 동시에 단 한 가지 반찬에도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아이가 아직도 있고, 급식이 없는 방학이 두려운 아동도 적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은 많이 소유한 자를 표준화하므로 가지지 못한 자를 자칫 패배자로 소외시키기 쉬울 수 있다. 가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인간다움, 양심, 양질의 삶을 내어던지는 것도 오랜 습관으로 결코 사양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자. 참 부요한 것은 결코 내 몸 밖에 있을 수 없다. 참 자기 것은 내 속 사람에 있는 것뿐이다. 끝까지 자기와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은 몸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내 몸 밖의 것들은 떠나고, 지나가고, 소멸될 뿐이다. 그래서 궁극적 부요함은 됨, 인간 됨이다. 됨으로만 참으로 줄 수 있고, 나눌 수 있음이리라.
그러나 끝까지 나누어 가지고 부요함을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됨(to be)으로 부요해지는 것이다. 내 속사람이 진실 되어져 가므로, 됨으로 부요한 자를 가난하게 할 자가 없다. 그것을 훔쳐갈 수 없기 때문이다.
가진 자의 천국인 오늘의 물질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자칫 자신만을 위해 살려고 하기가 쉽다. 자신을 위해 살려고 하면 할수록 자신을 위해서도 살지 못하고, 타인과 더불어 살려고 하면 할수록 자신의 삶도 풍성하게 살게 된다. 화폐의 가치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다고 하는 말은 거짓이다. 모든 귀한 것 생명, 내적 평화, 사랑, 신뢰, 용서는 결코 돈으로 구매되지 않는다. 한시도 떠나서 살 수 없는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또한 다 값없이 주어진 것이다. 가장 귀한 것들은 모든 자에게 공평하게 허락되고 주어진 것이다.
우리는 이제 몸 밖에서 모으고, 얻고, 소유한 부요함으로부터 내가 나 됨의 부요함을 결정할 때가 왔다. 그것이 성숙의 증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몸 밖에 쌓아둔 것은 도둑맞고 잃어버릴 수 있다. 그러나 자기가 자기됨의 부요함은 도둑맞을 수 없다. 아무도 훔쳐갈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도 우리로부터 떼어낼 수 없는 것만이 우리와 지속적으로 남아있을 부요함이다. 자기됨의 근거가 없이 얻은 소유, 지식, 권세가 자신과 만인을 결코 살찌게 하지 못한다.
변영인(동서대 교수·상담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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