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기관 낙하산 CEO 이제 사라져야

Է:2012-10-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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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부처 공무원이나 외부인사들이 공공기관장 자리를 꿰차는 관행이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286곳 중 약 30%에 달하는 82곳의 기관장이 주무 부처 간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하기관과 유관 협회가 많은 지식경제부에서는 퇴직한 후 기관장을 2∼3번까지 하는 공무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철밥통도 이런 철밥통이 없다.

정치권 출신 인사들도 기회만 생기면 공공기관 최고경영자 자리로 밀고 들어온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원칙 없는 보은인사가 도마 위에 오르지만 그때뿐이다. 낙하산 인사는 조직 내 무사 안일주의와 냉소주의를 확산시킨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기관장이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세월아 네월아 하고 기관장이 바뀌기만 고대하는 경향이 조직 내에 팽배하기 때문이다.

어렵게 기관장 자리를 차지한 낙하산 인사도 노동조합의 기세에 눌려 조직을 장악하기는커녕 조합 눈치만 보다가 구조조정 같은 큰 작업에는 손도 못 대고 고액 연봉만 챙겨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해마다 지적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정통성 없는 낙하산 인사 탓이란 지적이 틀린 말이 아니다. 지난해 말 현재 공공기관의 총 부채가 무려 464조원에 달하지만 구조조정이나 경영개선에는 무관심한 것이 단적인 증거다.

부적격자를 막기 위한 공공기관장 공모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이름뿐이다. 지난 7월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연임된 안택수씨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임원추천위원회가 이사장 후보로 추천한 3명을 금융위원회가 모두 낙마시키고 송별회까지 마친 안씨를 다시 연임시켰기 때문이다. 자민련과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금융과는 아무 관련 없는 인사가 이사장에 연임되니 조직에 활력이 생길 까닭이 있겠는가.

물론 부처 출신 공무원들이 전문성을 살려 산하기관을 잘 운영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 인사가 전문성이나 경영능력과 무관하게 정치적 고려로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부정적 측면이 더 크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정치권과 연결된 공무원이 기관장을 차지하니 경영에는 손을 놓고 자신을 그 자리에 가도록 해준 ‘실세’의 눈치만 살핀다는 말이다.

무능한 공공기관장의 부실·방만 경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야 할 때가 왔다.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철저히 따져 유능한 인사를 CEO로 내보내고 내부 인사에게도 기회를 줘 조직의 활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수시로 경영평가를 실시해 무능한 기관장은 즉시 떠나도록 하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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