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똑! 귀순’ 22사단, 알고보니 “군대 맞아?”…경계소홀 간부 징계 80%
북한군 병사가 철책선을 넘어 생활관 문을 두드릴 때까지 까맣게 몰랐던 육군 22사단은 이전에도 간부들이 경계근무 소홀로 줄줄이 징계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 육군 간부가 경계 소홀로 받은 징계 5건 중 4건이 22사단에서 발생했다.
12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경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징계를 받은 육군 간부는 2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징계 당시 22사단 소속이었던 간부가 16명(80%)이나 됐다. 22사단은 강원도 고성군 동해안과 군사분계선(MDL)을 책임지는 부대로 철저한 경계근무가 요구되는 곳이지만 심각한 기강해이를 보인 것이다.
경계 소홀로 인한 육군 간부 징계 건수는 2008년 6건, 2009년 17건, 2010년 8건, 지난해 5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 9월까지 7명이 적발됐다. 일반 사병 징계까지 포함하면 한 해 1000여건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육군 본부는 일반 사병 징계는 집계조차 하지 않고 있다.
어차피 사병은 단기간 복무 후 전역하기 때문에 사병 징계 통계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육군 경계태세의 안일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22사단의 경계 소홀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난 7월 9일 육군 22사단 소속 하사는 경계 근무를 하다 말고 초소에서 잠을 잤다. 편한 자세로 수면을 취하기 위해 방탄 헬멧도 벗었다. 잠에서 깬 하사는 태연하게 담배까지 피우다 상관에게 적발돼 견책 처분을 받았다.
22사단 소속 한 중위는 지난 3월 7일 경계근무 작전간 병사들의 경계 태세를 확인하기 위한 순찰을 돌지 않았다. 그러나 일지에는 순찰을 한 것처럼 고쳐 적었다. 같은 날 같은 부대에 근무하는 부사관도 같은 혐의로 적발됐다. 하지만 불과 한 달이 지난 4월 소초장으로 근무 중인 이 부대 소속 중위는 또다시 전방 경계 작전간에 순찰을 돌지도 않은 채 일지엔 순찰을 했다고 기록했다.
이 부대는 2010년 4월 민간인이 북한으로 넘어가는 동안 근무를 소홀히 해 간부 7명이 한꺼번에 징계를 받기도 했다.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받을 수 없다’는 군의 불문율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경계를 소홀이 한 군 간부에 대한 징계는 미미했다. 2010년 이후 경계 소홀로 징계를 받은 육군 간부 20명 중 14명은 견책에 그쳤다. 견책은 업무상 과오를 저지른 공무원을 꾸짖어 잘못을 뉘우치게 하는 징계로, 처벌 중 가장 가벼운 것이다. 14명 중 3명은 견책마저도 유예 결정됐다. 감봉을 받은 간부는 5명이었고,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을 받은 간부는 1명뿐이었다.
국방위 소속 한 의원은 “징계를 많이 받은 부대에서 계속 경계망이 뚫린다는 것은 군의 부실한 경계태세와 기강 해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계 소홀로 적발된 장병들의 징계 수준에 대해 대대적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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