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고승욱] 조지 갤럽

Է:2012-10-1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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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언론사에서 가장 큰 오보라는 타이틀은 미국의 일간지 시카고트리뷴이 가지고 있다. 1948년 11월 3일자다. 민주당 해리 트루먼 후보와 공화당 토머스 듀이 후보가 맞붙었던 대선 다음날 조간이다. 초판 마감시간까지 선거결과가 집계되지 않자 시카고트리뷴은 도박을 감행했다. 1면 톱기사에 ‘듀이 트루먼을 누르다(Dewey defeats Truman)’라는 통단 제목을 뽑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다.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신문을 찍은 무모한 자신감은 여론조사에서 비롯됐다. 선거 전 엘모 로퍼를 비롯한 당대 최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듀이의 당선을 예상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트루먼은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듀이를 앞서지 못했다. 조지 갤럽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투표 전날에도 듀이의 승리를 예측하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당시 갤럽은 떠오르는 강자였다. 그는 1936년 대선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당선을 예상하며 공화당의 알프레드 랜던 후보가 이긴다는 결과를 발표한 주간지 리터러리 다이제스트와 맞섰다. 이 잡지는 1916년 대선 때 전국적인 여론조사를 처음 도입해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당선을 정확히 예상한 뒤 1932년까지 단 한번도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갤럽에게 수모를 당하고는 2년 뒤인 1938년 폐간됐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유권자 2300만명에게 편지를 보내 답장을 집계했다. 물량공세였다. 반면 갤럽은 객관적인 표본을 추출하는 방법을 썼다.

갤럽의 유일무이한 실패로 기록된 1948년 선거는 날씨의 영향이 컸다. 선거일에 공화당 지지자가 많은 농촌지역은 폭우가 쏟아져 투표율이 낮아졌다. 반면 민주당이 강세인 도시지역은 맑고 쾌청해 투표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날씨까지 감안해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시대도 아니었다. 이후 갤럽은 빗나간 예측을 날씨 탓으로 돌리지 않고 표본추출 방법을 더욱 정교히 다듬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명성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도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가 가장 큰 이야깃거리다. 조사기관마다 결과가 조금씩 다르다. 오차범위 안에서의 차이를 놓고 승패를 점치기도 한다. 하지만 상식을 뛰어넘는 변수가 선거 결과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다.

고승욱 논설위원 swk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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