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15분 비에 시민들이 고립됐다… 대낮 산책로 걷다 물난리 만난 6명 구조
서울 한복판을 흐르는 청계천 물이 10일 한낮 15분간 내린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급격히 불면서 시민 6명이 고립됐다 구조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이런 일이 1년 전에도 발생한 적이 있어 서울시 수방대책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이날 오후 1시5분 서울 청계천4가 예지동 배오개다리 밑 청계천 산책로를 걷다가 폭우로 삽시간에 차오른 물 때문에 고립됐던 김모(61)씨 등 5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또 삼일교와 수표교 사이 산책로에서도 1명을 구조했다고 덧붙였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짧은 시간 많은 비로 청계천으로 빗물을 흘려보내는 수문이 열려 급격히 수량이 늘어난 게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는 낮 12시50분쯤부터 15분간 12㎜의 비가 내렸다.
청계천은 15분당 3㎜ 이상 비가 오면 청계천 광교∼고산자교 구간 54개 지점 벽면에 설치된 249개 수문이 열려 인근 빗물이 청계천으로 쏟아지도록 설계돼 있다. 청계천 주변 하수관거는 평상시엔 오수(汚水)가 흐르다 비가 내리면 빗물이 오수에 합쳐지는 합류식 구조다. 비가 많이 와 하수관거 수용량을 넘어서면 수문이 열린다.
청계천에서는 지난해 7월 27일에도 시간당 23㎜의 비가 쏟아져 20분 만에 수위가 1.7m까지 올라가면서 시민 12명이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었다.
청계천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수문 개방 전 여러 차례 안내방송을 하고 안전요원 6명이 대피 지시를 했지만 시민들이 잘 따르지 않았다”면서 “일부 시민들이 다리 밑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다 고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피방송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회사원 최모(47)씨는 “안내방송이 나오는 것 같긴 했는데 잘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갑자가 발생한 상황에 대한 안내시스템의 개선을 지적했다. 공단 관계자는 “비가 오기 전과 출입 통제 전, 수문이 열리기 20∼30분 전에 여러 번 안내 방송을 내보낸다. 그러나 빗소리와 시끄러운 주변 소리가 섞이면 청계천 산책로에 있는 시민들에겐 잘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만 오면 되풀이되는 사고를 확실히 차단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 빗물 처리 방법을 내 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뚜렷한 대책은 아직 없는 형편이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