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족의 나라’ 감독 재일교포 2세 양영희씨 “평양의 세 오빠 걱정돼도 北 비판영화 계속 만들 것”

Է:2012-10-0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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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족의 나라’ 감독 재일교포 2세 양영희씨 “평양의 세 오빠 걱정돼도 北 비판영화 계속 만들 것”

재일교포 2세 양영희(48) 감독이 장편 영화 데뷔작 ‘가족의 나라’로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북한 국적의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현재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오빠 세 명은 1971∼72년 일본에서 북한으로 이주해 평양에 살고 있다. 우리 시대 특별한 가족 이야기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양 감독은 북한에서 태어나 자란 조카와 세 아들을 북으로 보낸 아버지에 관한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2006)과 ‘굿바이 평양’(2009)으로 한국 관객과 만났었다.

6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가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 감독은 담담한 어조로 “매일매일 잠자리에 들 때마다 북한에 있는 오빠들이 걱정되지만 영화는 계속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전에는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단어 하나하나를 고민했는데 이제는 아예 ‘문제생’으로 유명해지자고 결심했다. 우리 가족을 아주 유명한 가족으로 만들면 오히려 안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두 편의 다큐멘터리 제작 후 북한 당국으로부터 입국 금지조치를 받았다.

이번 ‘가족의 나라’는 북한으로 이주한 뒤 25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와 재회한 오빠 성호와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다. 뇌종양에 걸려 치료차 일본에 온 성호에게는 북한에서 함께 파견된 감시원이 따라붙어 24시간 감시한다. 병에 걸린 아들과 오빠를 다시 보내고 싶지 않은 부모와 여동생의 괴로운 마음이 절절하게 그려졌다. “내 원망을 풀자고 영화를 만드는 건 아니지만, (조총련의) 북송사업이 1959년 12월에 시작됐는데 1980년대 초까지 약 9만4000명이 일본에서 북한으로 이주했어요. 북에 간 사람들의 큰 비극은 거기 간 후에 초이스(선택권)가 없어졌다는 거예요.”

양 감독은 가족들이 이데올로기나 국적, 인종 문제 때문에 언제든지 상처받을 수 있지만 가족 간 사랑이라는 튼튼한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에 어떠한 역경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도 크게 호평받아 제85회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할 일본의 대표작품으로 선정됐다.

양 감독은 ‘나라’의 의미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제 국적은 한국이고 고향은 일본이고 북한은 사실 태어나고 살아본 적도 없는데 ‘조국’이라고 배웠다. 북한에 갈 때마다 ‘조국에 잘 왔다, 충성하라’는 말을 들으니까 조국이란 말이 너무 싫었다”며 “영화 속 가족에서 ‘가족의 나라’가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일본의 인기 배우 아라타와 안도 사쿠라가 남매를 연기했으며 영화 ‘똥파리’로 유명한 한국 감독이자 배우 양익준이 북한 감시원 역으로 출연했다. 배우들 역시 감독과 함께 이번 영화제를 찾았다.

양 감독은 도쿄 조선대를 졸업한 후 교사, 연극배우 겸 라디오 진행자로 일하다가 1995년부터 NHK와 같은 텔레비전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태국 방글라데시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현장 리포터로도 활동했다. 그 뒤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뉴스쿨대학 대학원에서 미디어연구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부산=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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