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사랑에 빠진 것처럼’ ‘속죄’ 들고 부산 찾은 日 배우 ‘카세 료’
평범한 얼굴이지만 맑아보였다. 답변은 성의가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매력이 있었다.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 아직 스마트폰도 없다”는 일본 배우 카세 료(38)를 지난 5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만났다.
그는 ‘사랑에 빠진 것처럼’과 ‘속죄’라는 두 편의 영화로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은 이란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72) 감독의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평소 감독의 열혈팬이던 카세 료가 직접 오디션을 보고 참여하게 된 작품이다.
“그때 감독님을 처음 봤는데 영화를 보고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이상한 분이었다(웃음). 감독님이 정말 진지하게 말하는데 늘 농담만 얘기한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진심인지 농담인지 구분이 안 된다. 가끔 진심을 얘기하는데 농담인 줄 알고 웃으면 화를 낸다”고 전했다.
미국의 구스 반 산트(60) 감독의 영화 ‘레스트리스’ 때도 오디션에 참여해 출연을 결정지었다. 카세 료는 “외국 감독과의 작업이 훨씬 더 쉽다. 일본 감독들은 배우가 의견을 내놓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에 비해 해외 감독은 배우와 대화하고 토론하려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 감독은 연기할 때 정해놓고 하지 말고 그냥 과감하고 무모하게 하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경우 촬영 장소가 대부분 감독의 집 근처였다. 집에서 스태프들과 과자를 먹으며 얘기하다 날씨가 좋아지면 ‘이제 슬슬 나가볼까’ 하는 스타일이라고 카세 료는 말했다.
‘속죄’는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57) 감독의 5시간짜리 대하 드라마로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올랐던 작품. 그는 “구로사와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 서로의 팬이라고 해서 일본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자리에 함께 했다. 봉 감독이 굉장히 좋은 분이라고 느꼈다”며 “만약 그가 영화에 부르면 흔쾌히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상수 감독, 배우 송강호를 함께 하고 싶은 한국 영화인으로 꼽았다.
그는 ‘사랑에 빠진 것처럼’에서 사랑하는 여자에게 집착하는 남자 역을 맡았다. 실제로 사랑에 집착하느냐는 질문에 “어렸을 때는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니다. 한 사람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행동하는 게 더 좋다. 결혼은 나랑 참 안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하는데 작은 영화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우연히 주연을 맡게 됐기 때문에 비중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별한 평범함’을 무기로 한 카세 료의 목표는 오랫동안 길게 작품 활동을 하면서 되도록이면 독립영화를 많이 찍는 것. 또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영화에 다양하게 출연하는 것이다.
부산=글·사진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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