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맹독물질 ‘불산’ 체내 잔류땐 20년 이상 후유증

Է:2012-10-0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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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맹독물질 ‘불산’ 체내 잔류땐 20년 이상 후유증

경북 구미 화학공장에서 누출된 불산(불화수소산·플루오르화수소)은 인체와 환경에 치명적 독성물질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거 인도의 보팔 참사처럼 사람과 가축, 농작물 등에도 장기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보팔 참사는 1984년 인도의 보팔 지역 유니언 카바이드 공장 폭발로 ‘메틸이소시아네이트’라는 유독 가스가 누출된 사고다. 사고 후 3일간 1만명이 숨지고 1994년까지 총 3만여명이 후유증 등으로 사망한 최악의 환경 재앙이었다.

◇불산, 유독물 중 가장 독성 강해=불산은 유해 화학물질 중 독성이 가장 강해 적은 양(7㎖)이라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5일 서울 누하동 환경운동연합에서 시민환경연구소 주최 기자회견에서 “불산은 소량으로도 사람이 사망할 수 있어 국내 유통되는 유독물 중 최상위 위험군에 속한다”며 “고농도 불산에 노출돼 인체에 독성이 퍼지면 칼슘 농도가 떨어지면서 심장박동이 비정상화되고 심하면 심장이 멈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구미 사고로 숨진 근로자들은 고농도의 불산에 노출되면서 심장이 멈춰 사망한 것”이라며 “불산은 50% 농도에 체표면적 1%(손바닥 크기)에만 노출돼도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불산에 노출되면 5분 안에 눈과 얼굴 등을 물로 씻어야 하고 해독제인 칼슘 글루코네이트 등을 피부에 수차례 발라 중화시켜야 한다. 임 교수는 “구미 사고 공장은 당시 해독제조차 없었고 소방관들도 전신보호복이나 안면보호구 등을 갖추지 못한 채 출동했다”고 지적했다.

◇인체와 환경에 장기간 영향 우려=불산은 액체 상태로 있다가 온도가 20도 이상이면 기체로 변한다.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유출된 불산은 13t에 달한다. 당일 기체 상태였던 불산은 바람을 타고 상당히 멀리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순천향대 환경보건학과 박정임 교수는 “고농도 불산이 뼛속에 잔류하면 반감기가 최장 20년이어서 뼈 자체에 손상이 올 수도 있다”며 “불산의 불소이온은 분해가 잘 되지 않아 토양과 식물에 남게 되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대기중의 불산은 잎의 기공을 통해 식물의 뿌리로 흡수된 후 다시 잎 조직으로 올라온다. 구미 사고 현장 주변 식물들의 황백화 현상이나 세포 괴사 등은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축에 대한 영향도 커서 체중감량이나 관절 뻣뻣함, 우유 생산량 감소, 생식능력 저하 등의 피해가 나올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매뉴얼도 없는 주먹구구 대응이 화 키워=시민환경연구소 김정수 부소장은 “구미산단은 1991년 페놀 유출사고를 비롯해 끊임없이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며 5㎞ 인근에 낙동강이 흐른다”며 “사고 발생 이전에 철저한 통제와 실효성 있는 사고 대책 매뉴얼이 작동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부소장은 또 “최악의 환경 재앙으로 기록된 인도 보팔 참사처럼 심각한 후유증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국내 유독물 이동량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불산은 2010년까지 국내 70개 업체에서 3026.6t이 사용됐다. 하지만 이동량이 10t 이상인 업체만 조사 대상이어서 이번 사고 업체인 휴브글로벌은 제외돼 있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이동량이 45㎏만 넘어도 환경청(EPA)에 보고토록 돼 있다. 가스 누출 시 격리 조치도 미국은 사방 270m 격리, 바람 부는 방향 4.8㎞ 이내 주민 보호를 의무로 하고 있다. 하지만 구미 사고에서는 반경 50m 이내에 접근 제한 테이프를 설치한 게 전부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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