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4%대 예금금리 사라졌다… 특판상품만 겨우 명맥유지
연 4%대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이 사실상 사라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계부채 급증, 장기 저금리 추세 등으로 은행권에서 돈 굴릴 데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전체 정기예금 가운데 연 4% 이상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의 비중은 1.6%에 그쳤다. 연 4% 이상 상품의 비중은 4월까지 20% 수준을 유지했지만 5월 13.0%, 6월 8.8%, 7월 4.1%로 떨어진 데 이어 결국 1%대로 내려앉았다.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 금리를 제공했던 KDB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Hi정기예금’마저 지난 2일 연 4.05%에서 연 3.80%로 금리를 낮추면서 시중은행의 연 4%대 정기예금은 ‘멸종’ 위기다. 그나마 일부 은행에서 연 4%대 금리의 ‘특판’ 상품을 어쩌다 내놓는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판 상품은 내놓는 족족 판매한도가 꽉 차는 경우가 많다”며 “주민등록등본을 가져와서 가족 모두 가입하겠다는 고객까지 있을 정도로 없어서 못 판다”고 말했다.
연 5% 이상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의 비중은 지난 8월 말 공식적으로 0.0%를 기록해 아예 종적을 감췄다. 연 5% 이상 정기예금 상품의 비중은 지난해 6월 1.2%를 기록한 이후 0.1% 이하를 유지했었다.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지 않는 것은 마땅히 돈 쓸 곳이 없어서다. 가계대출은 물론 경기침체 때문에 기업대출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기껏 모은 자금을 대부분 하루짜리인 초단기 대출상품 콜론(call loan·은행이 타 금융회사에 집행하는 초단기 대출)으로 굴리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시중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수신금리는 연 3.19%로 기준금리(연 3.0%)를 겨우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영도 연구위원은 “시중에 유동성은 많지만 정작 은행이 자금을 굴릴 곳이 없어 고금리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은행 예금금리는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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