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사각 인터넷 신상털기] “‘신상털기’ 해봐” 딸랑 ‘사진 한장’ 줬는데… 35분 만에 인맥까지

Է:2012-09-29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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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사각 인터넷 신상털기] “‘신상털기’ 해봐” 딸랑 ‘사진 한장’ 줬는데… 35분 만에 인맥까지

모의 ‘신상털기’ 해보니

인터넷 ‘신상 털기’는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모두가 잠재적 피해자다. 한번 표적으로 지목되면 재기할 수 없을 만큼 고통에 시달리지만 마땅한 대책은 없다. 스스로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국민일보는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여성의 사진 한 장으로 한 시간 동안 신상정보를 캐는 남성’을 설정, ‘신상 털기 실험’을 실시했다. 가상 피해자에게 사전 동의를 받았고 보통의 네티즌을 기준으로 가상 가해자를 선정했다. 실험은 국가인권위의 자문을 얻어 허용된 범위 안에서 진행됐다.

대학 3학년생 A씨(26)는 하숙집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 책상 앞에 앉았다. 오전 수업이 없는 그는 스마트폰을 꺼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접속했고 밤새 올라온 글을 읽었다. 글마다 무단 전제된 미모의 일반인 여성 사진을 몰래 보는 재미에 빠진 A씨는 사진 한 장에 시선을 고정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사진 속 여성의 신선한 모습이 A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었다. 호기심이 발동한 A씨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여성의 신상정보를 캐기로 했다.

“자, 어디 한 번 털어볼까.”

A씨는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한 여성의 사진 파일을 데스크톱 컴퓨터로 옮겼다. 이어 단서를 얻기 위해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야후 등 포털 사이트 검색엔진에 사진 파일명을 입력했지만 단 한 건의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여성의 계정을 찾기 위해 ‘얼굴 인식’ 기능을 활용했다. 포털 사이트 파일명 검색 결과와는 반대로 엄청난 양의 이용자 정보가 나타났다. 모든 이용자 정보를 사진 파일과 일일이 대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A씨는 구글의 ‘이미지 검색’ 기능을 활용키로 했다.

그리고 ‘신상 털기’ 8분 만에 여성의 이름은 물론 트위터 이용자라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A씨가 얻은 첫 번째이자 가장 결정적인 여성의 정보였다. 구글 ‘이미지 검색’ 결과 블로그 3곳에서 다른 이용자들의 트윗(트위터 글)과 함께 무작위로 수집된 여성의 트윗 3건이 나온 것이다. 여성의 트위터 계정은 현재 존재하지 않았지만 A씨는 여성이 최근 계정 주소를 변경한 것으로 판단하고 모든 트위터 이용자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포털 사이트 다음을 통해 추적을 이어갔다.

다음 검색엔진에 여성의 트위터 계정을 입력한 A씨는 놀랐다. 여성의 트위터 프로필과 트윗, 멘션(트위터 대화)이 모두 나열됐기 때문이다. 프로필에는 관심사나 취향도 적혀 있었다. A씨는 ‘신상 털기’ 12분 만에 여성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스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응원하는 스포츠 마니아란 사실을 밝혀냈다. 또 트윗 목록에서 여성이 경북 출신이지만 고향을 떠나 경기도에서 생활한다는 점과 스포츠 해설위원과의 대화가 많다는 점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평소 멘션을 자주 주고받는 다른 이용자의 계정을 통해 여성이 현재 사용하는 트위터 계정 주소와 네이버 및 다음 블로그, 싸이월드 미니홈피 주소를 알아냈다. 미니홈피에서는 여성의 사진을 대량 확보할 수 있었다. ‘신상 털기’ 27분 만에 얻은 결과였다.

A씨의 ‘신상 털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아이디 3개를 유추한 뒤 전자상거래와 커뮤니티 활동 내역을 탐색했고 35분 만에 해외 인터넷 쇼핑몰 이베이에서 티셔츠 두 벌을 구입한 내역을 발견했다. 또 트윗과 팔로어(트위터 친구)를 통해 여성이 학원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라는 사실까지 밝혀낸 뒤 한 시간 동안 진행한 ‘신상 털기’를 마쳤다.

A씨의 가상 ‘신상 털기’ 결과는 놀라웠다. 가상 피해자로 참여한 여성 B씨(30)에게 내용을 확인한 결과 다음 블로그 주소와 전자상거래 내역을 제외한 모든 항목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정상적으로 학업을 하는 보통의 대학생 A씨가 사진 한 장으로 B씨의 이름과 직업, 인맥, 취미, 관심사, SNS 계정, 블로그 및 홈페이지 주소 등 대부분의 정보를 밝혀낸 것이다.

B씨는 “‘신상 털기’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정보를 타인에게 노출하는지 몰랐다”며 “앞으로는 신상정보를 철저하게 관리해야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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