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정관리 전 주식 팔고 재산 빼돌린 웅진 대주주
재계 서열 31위인 웅진그룹을 일군 윤석금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였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팔러 다니던 윤 회장은 1980년 자본금 7000만원과 직원 7명으로 시작한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을 식품·정수기·건설·금융·태양광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연 매출 6조원대의 대기업으로 우뚝 세웠다. 위기 때마다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고 신사업에 승부수를 띄우는 돌파력으로 대기업 정글을 헤치고 성공한 윤 회장을 보며 이 땅의 많은 청년들은 창업의 꿈을 키웠다.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계열사인 극동건설이 26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경기침체로 윤 회장의 도전이 꺾인 것도 안타깝지만 대주주로서 윤 회장의 태도는 개탄스럽다.
윤 회장은 공시를 내기 이틀 전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행을 결정하고 일부 계열사 대표들에게 하루 전 이 사실을 귀띔했다고 한다. 윤 회장의 부인 김향숙씨는 법정관리 신청 직전인 지난 24일과 25일 보유 중이던 웅진씽크빅 주식 4만4781주(0.71%)를 모두 처분했다. 법정관리 신청 하루 전인 25일엔 재무구조 개선 소문이 돌면서 웅진홀딩스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영문을 모르고 있던 개미투자자들은 다음날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뒤통수를 맞았고, 대주주들은 수천만원의 이득을 봤다. 금융 당국은 대주주들이 사전정보를 취득하고 거래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극동건설은 또 법정관리 신청 직전 보유하고 있던 ‘오션스위츠 제주호텔’ 지분 전량을 웅진식품에 매각했다. 극동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호텔이 매각될 가능성이 큰 만큼 재산을 빼돌리려는 의혹이 짙다. 대주주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 법정관리 신청 당일 윤 회장은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웅진 측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법정관리 후에도 현행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영권을 움켜쥐겠다는 속셈이다. 기업이 망해도 부실경영에 책임 있는 대주주는 재산을 빼돌리고 살아남는 작태를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안타깝다.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