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엄하도다！ BBC… 英 여왕 사적 대화 공개

영국 BBC방송이 이슬람 성직자 아부 함자와 관련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화를 소개했다 공식 사과했다.

BBC는 25일(현지시간) 방송과 홈페이지에 취재기자가 과거에 여왕과 나눈 사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은 기밀유지 원칙에 어긋났다며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방송의 국방담당 기자인 프랭크 가드너는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노동당 정부 시절 여왕이 당시 영국에 거주하던 아부 함자를 체포할 것을 내무장관에게 요구했던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여왕이 정부가 아부 함자를 체포하지 않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또 여왕이 내무장관에게 “이 사람이 법을 어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어떻게 이런 사람을 거리에 돌아다니게 놔둘 수 있나”라고 추궁했던 사실도 소개했다.

유럽인권법원이 최근 아부 함자의 미국 송환을 결정한 소식을 전하면서 여왕의 대화 내용도 함께 말한 것이다. 이후 BBC는 왕실과의 사적 대화는 보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겼다는 논란에 휘말렸고, 결국 공식사과문을 게재했다. 여왕 발언이 알려진 뒤 시민단체들은 “왕실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허구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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