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이기수] 효도선물 건강검진
추석이 다가오면서 요즘 고향의 부모님과 친척, 가족에게 나눠 줄 명절 선물을 고르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는 특히 맛있는 먹을거리와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 여행상품이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효도선물’ ‘효도관광’이란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감사와 배려의 뜻을 담는다는 선물. 올 추석에는 부모님은 물론 아내 또는 남편에게 ‘건강검진 예약권’에 백년해로를 비는 마음을 새겨 선물해 보는 것이 어떨까.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 효도관광 또는 가족여행도 좋지만 건강을 챙기는 것이야말로 값진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2011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1.3%에 이르고, 2050년에는 38.2%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나날이 ‘잘 먹고 잘 살기’ 웰빙 열풍이 고조되는 사회 분위기와 함께 현재 80.5세(남자 76.9세, 여자 83.7세)인 평균수명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건강관리를 위한 정기 건강검진도 현대인의 필수코스가 된 지 오래이다.
건강 문제는 결코 겉모습만 보고 자만해선 안 된다. 건강을 위협하는 ‘병마의 씨앗’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져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갑자기 불쑥 고개를 내밀곤 한다. 우리 주위에서 건강검진을 받기 전에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치며 자신하던 사람이 치명적인 말기 암 진단을 받고 뒤늦게 낙담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건강검진은 이 같은 위험을 막는 데 이로운 프로그램이다. 건강검진은 특히 중·장년층 한국인의 주된 사망원인인 암, 당뇨, 심·뇌혈관질환, 고혈압성질환 등을 일차적으로 선별하는 데 좋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암이 142.8명으로 가장 높고, 뇌혈관질환 50.7명, 심장병 49.8명 순서다. 이밖에 인구 10만명당 당뇨병은 21.5명, 기관지염 천식 등 만성 기관지질환은 13.9명, 간 질환은 13.5명, 고혈압은 10.1명의 사망률을 기록했다. 모두 기름진 식사와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은 병들이다.
건강검진을 예약할 때는 명절 또는 생일 선물 성격의 이벤트 한 번으로 끝내는 것보다 연속해서 정기적으로 받게 해야 효과가 있다. 한 사람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파악해야 앞날을 볼 수 있고, 대책을 세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흔히 의사들이 건강진단은 생각날 때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받기보다 한 곳에서 정기적으로 받으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오승택 교수는 “건강검진은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 뒤에도 좋지만, 사실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날 서로 번갈아가며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추천했다. 검진 선물을 주고받는 상대가 부모님이 됐든, 남편 또는 아내가 됐든 잊지 않고 1∼2년 주기로 챙겨서 사랑을 돈독하게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날, 부모님 또는 배우자의 건강검진을 예약해주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고스란히 전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우리나라는 조기 암 검진, 성인병 검진 등 건강검진 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으며 몸 관리를 하면 대부분의 생활습관 병은 피해갈 수 있다.
다만, 건강검진과 관련해 꼭 기억해둘 게 있다. 검진 결과 ‘이상 없음’으로 판정됐다고 과음, 과식을 일삼으며 무절제한 생활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병이 생긴 것을 일찍 발견해 빨리 치료하는 것 못잖게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병이 생기지 않게 건강을 유지하는 노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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