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적 위조해가며 시킨 교육이 잘 될까
김황식 국무총리의 조카며느리 등이 연루된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의혹 사건은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6선 의원을 지낸 전 국회의원의 딸과 두산그룹 전 회장의 아들 부부도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인사의 친·인척들이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국적을 위조해 자기들의 자녀들만 특별한 학교에 보냈다는 점에서 서글프기 그지없다.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건이 좋은 학교에 자식들을 보내려는 마음은 우리 국민 누구나 가지고 있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지 어릴 때부터 좋은 교육환경을 가진 유치원이나 초·중·고등학교에 보내 세칭 일류대학을 졸업시키려는 욕심을 나무랄 수는 없을 것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교육이 나라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녀를 좋은 환경의 학교에 보내기 위해 불법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외국인학교에 보내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3∼5년간 교육을 받았거나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외국 국적자여야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브로커에게 수천만 원을 주고 중남미 국가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가짜 서류를 만든 뒤 자녀들을 서울의 명문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켰다.
이 학교는 미국 맨해튼의 명문 사립학교의 서울 분교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학생들을 가르친다. 전 학년을 대상으로 국제학위인증(IB) 프로그램을 적용하기 때문에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학교에서도 학점이나 졸업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한다. 돈 많은 부모들이 들어보면 귀가 솔깃할 만도 하다. 그렇지만 불법인 줄 알면서도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은 잘못된 자식사랑임에 분명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더 잘 살고 더 배운 지도층급 인사들이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보다 나눔과 봉사에 인색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평생 김밥을 팔던 할머니나 중국집 배달을 한 아저씨처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기꺼이 기부에 참여하는 반면 부자들은 인색한 것으로 비친다는 말이다. 지도층이 모범을 보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회복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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