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변영인] 풀꽃에서
사람과 꽃이 언제 가장 아름다우냐고 즉흥적 질문을 해본다. 인생과 사람의 아름다움을 사색해 볼 때 그 대답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 꽃은 우리가 세세히 관심을 가질 때, 사랑을 받을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고.
꽃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곧 시들어 쇠잔해지기 때문이다. 짧은 계절에 피었다 시들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도 그의 젊은 날이 영원한 것이 아니다. 우리와 함께 오래 머물지 않는 것들을 아름답게 하고 기뻐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 우리 인생의 여정은 단순치 않고, 이제 그 길에서의 떠남은 황급할지라도 눈을 돌이켜 이름 없는 풀꽃이나 노변의 외로운 꽃에도 진실하고 애잔한 사랑으로 시선을 보내야 하리라. 지나가는 행인은 많았으나 아무도 잠시 머물러 반기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어디에 도달해야 한다는 집념에 지나치게 사로잡혀있다. 떠남과 도달함 그 사이에 기뻐하고 즐겨야 할 꽃과 계절, 황혼의 빛과 초원, 이웃과 연인이 있다. 그들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려는 욕망을 가져야 한다. 자기 속에 없는 것을 은혜로 밖에서 만나 안으로 내면화하는 작업을 해야 하며 결론에 대한 집념보다 과정 자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출세나 부를 잡는 날이 이 여로의 한끝이라고 속단할 것은 아니다. 그것을 잡으리라고 약속해준 자도 없는데, 잡으려던 것이 다 사라지고 말더라도 삶이란 과정을 무성의하게 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어디론가 가고 있는 그 과정을 기쁘게 맞이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결과와 성취에 이르지 못한다 할지라도 삶과 현재에 대해서 성실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를 미래로 이어가는 지름길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현재의 내용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도 황급히 달려가면서 하늘빛과 전원의 꽃 무리를 내다본다.
아름다운 사람들을 지나친다. 모두가 우리를 영원히 기다려줄 대상들이 아니다. 그래서 더 고귀하고 소중하며 아름답다. 이 시간 사람의 본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랑 받고 싶은 사람의 욕구를 나는 얼마나 충족시켜 줄 수 있나. 나는 얼마나 타인을 인정해 주고 있나.
자기의 입장을 들어주거나, 알아달라고 외치는 이, 눈물 흘리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사랑을 위해 울고 웃으며, 때로는 인정받으려 한다. 어떤 이가 짜증내거나 울고 싶어 할 때 곁에 있어주며 상대방의 가슴을 이해하려 해보자. 성육신 하신 그리스도처럼.
변영인(동서대 교수·상담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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