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해영 (18) “더 낮은 곳 섬기자” 기도하다 히말라야 부탄으로

Է:2012-09-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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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김해영 (18) “더 낮은 곳 섬기자” 기도하다 히말라야 부탄으로

나는 먼저 하나님께 무엇을 해야 할지 여쭤보았다.

‘주님, 종은 주인이 시키는 일을 해야지요. 그러면 제게 해결해야 할 가장 골치 아픈 일거리를 주시되 그 일이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면 좋겠습니다. 물론 보츠와나보다 더 어려운 곳이라도 좋습니다.’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몇 개월간 새벽기도를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의 설교가 은혜로 다가왔다. 참된 종은 주인이 시키는 일을 하고도 무익한 종이라고 자신을 낮추는 것이란 말씀이었다. 이 말씀으로 내 고민은 한순간에 날아갔다. 이전까지의 기도는 ‘보츠와나로 돌아가서 일하겠습니다’ ‘남은 학비를 해결해야 하니 취업을 해야 하나요’와 같이 내 계획을 아뢰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도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뭔가 개운치가 않았다. 미국에 남아 부와 명예를 쌓고 나만의 인생을 산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처음 마음을 변치 않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미국에 온 목적은 하나님의 일을 더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일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일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한 가지 더 분명한 것은, 좋은 교육을 받았다면 반드시 더 낮은 자리로 가서 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졸업한 뒤 3개월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길을 열어주시길 기다렸다. 하나님께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셔도 좋을 일이었다. 그러던 중 달라스 선교대회에 참석했다. 대회가 열리기 전 뉴송교회 박인화 목사님이 전화를 주셨다. 이 교회 단기선교팀이 부탄을 방문했는데 섬유관련 전문가가 그 나라에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현지에 김 선교사님을 소개했습니다. 부탄은 불교국가입니다. 사실 선교사가 들어가기 어려운 나라인데, 김 선교사께서 섬유관련 전문가로 들어가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한번 기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네, 그런데 부탄은 무슨 언어권입니까?”

“영어권입니다.”

이런 경우에 딱 맞는 말이 있다. “빙고! 하나님 아버지 땡큐! 무한감사!!” 무엇을 더 생각하고 기도할 것인가. 그 전화는 하나님의 응답이었다.

2010년 9월, 나는 20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내 다음 일터는 부탄으로 정해졌다. 그해 10월 히말라야 산맥이 있는 부탄을 방문한 이후, 이 나라의 지역개발사업을 하나씩 찾아 해 나가고 있다. 첫 프로젝트로 2011년 4월 서울 명동 초전박물관에서 ‘부탄섬유전시회’를 열었다. 부탄에서 보내 온 질 좋은 직조 수공예품 50여점을 한국에 소개하는 자리였다. 나는 작품을 소개하고 모은 기금 900만원을 부탄 섬유협회에 보냈다. 부탄 입국비자가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나는 제천 로뎀청소년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고등학교 검정고시 과정을 가르쳤다. 이어 보츠와나와 남아공을 방문하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돌아보았다.

한국에서는 3가지를 목표로 일하고 있다. 첫째는 월급 안 받고 일하기, 둘째는 집필, 그리고 셋째는 유명해지기다. 사람들은 나를 두고 ‘개천에서 용 났다’고 말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내 인생역전은 일부 사람들에겐 충격적으로까지 들렸다고 한다. 한마디로 믿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하시지 않았다면 누가 할 수 있을까. 하나님을 믿고 구주로 모시는데 내 키를 왜 이렇게 만드셨냐고 어찌 불평할 수 있을까. 내가 나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다. 나는 선교사이자 사회복지사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갖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 그래서 내 삶을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역할모델로 보여주고 싶다. 다사다난했던 내 삶이 거둔 성공은 이제 사회로 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변했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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