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의구] 국립현충원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는 전직 대통령 3인과 임시정부 요인 18명, 애국지사 256명 등 5만9000여 영령이 잠들어 있다. 1985년 준공된 국립대전현충원에도 최규하 전 대통령과 애국지사 3050명을 비롯해 6만1000여 유해가 안장돼 있다. 다른 국립묘지로는 수유동 4·19묘지와 마산 3·15묘지, 광주 5·18묘지 등 민주묘지와 장기복무 군인 등을 안장하는 경북 영천과 전북 임실, 경기 이천의 국립호국원이 있다.
55년 국군묘지관리소로 출발한 서울현충원은 오랜 내력 때문에 다른 국립묘지들과 달리 국가보훈처가 아닌 국방부에서 관리한다. 1965년 하와이에서 세상을 떠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유해가 이곳으로 옮겨졌다. 74년 저격사건으로 숨진 육영수 여사가 국가유공자 자격으로 먼저 안장됐고, 79년 11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그 옆에 묻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9년 8월 안장됐다.
이곳에는 주요 공직자나 정치인들이 중책을 맡을 때마다 들러 헌화·분향하는 게 관례로 돼 있다. 참배자들이 방명록에 남기는 짧은 문구는 당시 정치상황 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8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 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나라 경제를 살리겠습니다”라고 썼다. 당시 선거 캠페인의 핵심이었다. 2002년 4월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울현충원에 이어 4·19묘지를 참배한 뒤 “4·19혁명 정신을 꼭 실현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선 다음날인 1997년 12월 20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해 화해의 행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방명록에는 ‘백세유방(百世流芳)’이란 글을 남겨 오래 남을 업적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올해는 여야 대선 후보들이 어느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지를 두고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다. 현충원 안치 결정 때 이미 논의를 거쳤을 터인데 굳이 정치적 호불호의 딱지를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일부 대통령만 참배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도 딱하지만, 다른 진영 출신을 빼지 않았다는 게 광폭 행보로 인식되는 세태도 씁쓸하다. 그나저나 참배 문제로 떠들썩한 게 충남 아산 선산에 조용히 묻힌 윤보선 전 대통령이나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최규하 전 대통령에게 결례는 아닌지 모르겠다.
김의구 논설위원 egki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2
Ϻ IJ о
õ